미쓰비시 파제로 7년 만의 부활, 오늘 세계 최초 공개 — 래더프레임과 S-AWC로 돌아온 다카르의 왕
2026년 9월 2일 | 일본 | 과학 & 기술
9월 2일 오전, 일본 구글 트렌드에서 「パジェロ 新型(파제로 신형)」과 「三菱自動車(미쓰비시자동차)」가 나란히 급상승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검색량은 1만 회를 넘겼고 상승률은 1,000%를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미쓰비시자동차가 바로 오늘, 2026년 9월 2일에 신형 크로스컨트리 SUV '파제로'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내수용 파제로 생산이 2019년에 끝났으니 국내 시장 기준으로는 7년 만의 부활, 해외 시장 생산이 2021년에 종료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약 5년 만의 복귀입니다. 단순한 신차 발표가 아니라, 한 시대를 상징했던 이름이 다시 돌아오는 사건이라 일본 자동차 팬들의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 2019년 일본 내수 생산이 종료된 4세대 미쓰비시 파제로 (2010년 촬영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1. 파제로는 어떤 차였나 — 1982년에서 2019년까지
파제로는 1982년에 태어났습니다. 당시 일본 시장에는 도요타 랜드크루저와 닛산 사파리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미쓰비시는 '진짜 험로를 갈 수 있으면서 승용차처럼 탈 수 있는 4WD'라는 다소 모순된 목표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 조합이 시장에서 통했습니다.
1991년 등장한 2세대는 일본에서 이른바 'RV 붐'의 중심에 섰습니다. 도심에서 파제로를 타는 것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던 시기였고, 이 무렵 파제로는 미쓰비시 브랜드 자체를 대표하는 얼굴이었습니다. 이후 1999년 3세대에서 모노코크와 프레임을 결합한 '빌트인 래더프레임' 구조로 진화했고, 2006년 4세대를 끝으로 신형 개발이 멈췄습니다.
4세대는 무려 13년 동안 페이스리프트만 반복하며 팔렸습니다. 그만큼 기본 설계가 탄탄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쓰비시가 이 세그먼트에 새 투자를 하지 못했다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2019년 일본 내수 판매가 종료되고, 2021년 해외 생산도 끝나면서 파제로라는 이름은 카탈로그에서 사라졌습니다.
💡 이름의 유래
'파제로(Pajero)'는 남미 파타고니아 지역에 사는 야생 고양이 레오파르두스 파제로스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다만 스페인어권에서는 이 단어가 비속어로 읽히기 때문에, 스페인·중남미·인도 등에서는 '몬테로(Montero)', 영국에서는 '쇼군(Shogun)'이라는 이름으로 팔렸습니다.
2. 사막의 왕 — 다카르 랠리 통산 12승
파제로의 명성을 결정지은 것은 판매량이 아니라 파리-다카르 랠리였습니다. 미쓰비시는 1983년 첫 참전 이후 2009년까지 26회 출전해 통산 12차례 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기록한 7년 연속 우승은 지금도 이 대회에서 깨지지 않은 기록입니다.
▲ 1985년 파리-다카르 랠리 종합 우승 차량인 초대 파제로 (2017년 촬영 · ⓒ M.rJirapat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첫 우승은 1985년이었습니다. 데뷔 3년 차의 신생 4WD가 유럽 메이커들이 장악하던 사막 레이스의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이후 파제로는 '사막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 이미지가 그대로 양산차 마케팅으로 이어졌습니다.
▲ 2007년 다카르 랠리에 출전한 미쓰비시 팀의 파제로 경주차 (2007년 촬영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랠리 기술을 도로용으로 옮긴 모델도 있었습니다. 1997년 등장한 파제로 에볼루션은 다카르 랠리 T2 클래스 출전을 위한 호몰로게이션 모델로, 3.5L V6 MIVEC 엔진과 전용 서스펜션을 얹고 2,500대 한정으로 판매됐습니다. 지금도 일본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값에 거래되는 컬렉터 아이템입니다.
▲ 다카르 랠리 호몰로게이션 모델인 파제로 에볼루션(E-V55W) (2013년 촬영 · CC0 / Wikimedia Commons)
3. 신형의 뼈대 — 트라이톤 기반 래더프레임
미쓰비시가 2026년 5월 29일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형 파제로는 픽업트럭 '트라이톤(Triton)'의 래더프레임을 개량해 기반으로 삼습니다. 다만 프레임만 공유하고, 캐빈과 앞뒤 서스펜션은 파제로 전용으로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 신형 파제로의 래더프레임 기반이 되는 미쓰비시 트라이톤 픽업트럭 (2024년 촬영 · ⓒ Ethan Llamas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이 선택은 흐름을 거스르는 결정입니다. 최근 SUV 시장은 대부분 모노코크로 옮겨갔고, 승차감과 연비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미쓰비시가 보디 온 프레임을 고집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험로 주파 성능과 견인 능력, 그리고 중동·동남아·호주·중남미처럼 가혹한 환경에서 쓰이는 시장을 정면으로 노렸기 때문입니다.
4. S-AWC — 미쓰비시가 꺼낸 전자 제어 카드
미쓰비시는 2026년 8월 4일 추가 발표를 통해 신형 파제로에 차량 운동 통합 제어 시스템 'S-AWC(Super All-Wheel Control)'가 탑재된다고 공개했습니다. S-AWC는 랜서 에볼루션에서 다듬어져 아웃랜더 PHEV 등으로 이어져 온 미쓰비시의 대표 기술입니다.
핵심은 네 바퀴 각각에 전달되는 구동력과 제동력을 통합해 제어한다는 점입니다.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에만 의존하던 전통적인 크로스컨트리 4WD와 달리, 노면 상황을 읽어 토크 배분을 실시간으로 바꿉니다. 결과적으로 진흙·모래·바위에서의 탈출 성능뿐 아니라 포장도로에서의 코너링 안정성까지 함께 잡겠다는 계산입니다.
💡 래더프레임 + S-AWC의 의미
강한 뼈대(하드웨어)와 정밀한 전자 제어(소프트웨어)를 한 차에 얹는 조합입니다. 미쓰비시가 신형 파제로를 두고 '주파성 × 쾌적성'이라는 표현을 반복해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5. 파워트레인 — 2.4L 트윈터보 디젤이 유력
공개 직전까지 미쓰비시는 파워트레인 세부 사항을 공식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해외 자동차 매체들은 트라이톤에 쓰이는 2.4L 트윈터보 4기통 디젤(약 150kW / 201마력, 최대토크 470Nm)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 유력하다고 보도해 왔습니다. 여기에 플러그인이 아닌 디젤 기반 하이브리드 사양이 추가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미쓰비시가 최근 데스티네이터(Destinator)와 엑스포스(XForce)에서 선보인 최신 디자인 언어가 적용됩니다.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서는 미쓰비시 엠블럼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뻗은 H자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이 확인됐습니다.
6. 경쟁 상대 — 랜드크루저 250과 포드 에베레스트
신형 파제로가 정조준한 상대는 명확합니다. 도요타 랜드크루저 250(구 랜드크루저 프라도)과 포드 에베레스트입니다. 둘 다 래더프레임을 쓰는 대형 SUV로, 파제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 시장을 나눠 가진 차들입니다.
▲ 신형 파제로의 직접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도요타 랜드크루저 250 (2025년 촬영 · CC0 / Wikimedia Commons)
특히 랜드크루저 250은 2024년 출시 이후 일본과 호주에서 긴 대기 행렬을 만들었을 정도로 수요가 몰린 모델입니다. 파제로가 이 흐름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느냐가 부활의 성패를 가릅니다.
7. 가격과 출시 시기, 그리고 남은 질문
일본 매체들은 신형 파제로의 예상 가격을 550만 엔에서 700만 엔대 후반 사이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랜드크루저 250과 정면으로 겹치는 가격대입니다. 다만 오늘 세계 최초 공개에서 내외장과 등급 구성은 드러나더라도, 정확한 가격이 함께 발표될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일본 국내 발매 시기는 2027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은 질문도 있습니다. 첫째, 북미 시장 투입 여부입니다. 미쓰비시는 아직 미국 출시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형제 차종 계획입니다. 과거 파제로 이오, 파제로 미니 같은 파생 모델이 있었던 만큼 소형 파생 차종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미쓰비시의 공식 확인은 없습니다.
8. 왜 지금 파제로인가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몇 년 동안 유럽 시장 축소, 중국 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을 겪으며 아세안·오세아니아·중동을 핵심 시장으로 좁히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도로 사정이 험하고, 픽업과 프레임 SUV 수요가 크며, 미쓰비시가 트라이톤으로 이미 강한 입지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신형 파제로는 향수 마케팅만을 위한 차가 아닙니다. 트라이톤이라는 검증된 플랫폼 위에 브랜드 자산을 얹어, 가장 잘 아는 시장에서 수익성 높은 플래그십을 만들겠다는 계산에 가깝습니다. 다카르 랠리 12승이라는 유산이 2026년의 실적으로 환산될 수 있을지가 오늘 공개 이후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2026년 9월 2일 세계 최초 공개되는 신형 파제로의 실차 사진은 아직 자유 이용 자료로 배포되지 않았으므로, 본문 사진은 모두 이전 세대 파제로와 관련 차종을 촬영한 것입니다. 신형 파제로의 실제 외관 및 사양과는 다릅니다.
📘 English Summary
Mitsubishi Motors unveils the all-new Pajero cross-country SUV worldwide on September 2, 2026, marking the nameplate's first return since Japanese production ended in 2019 and overseas production in 2021. The new model is built on a reinforced ladder frame derived from the Triton pickup, with a model-specific cabin and front and rear suspension, and adopts Mitsubishi's S-AWC integrated vehicle dynamics control system. Reports point to a 2.4-litre twin-turbo diesel producing roughly 201 hp and 470 Nm paired with an eight-speed automatic. Japanese outlets estimate pricing between 5.5 and 7.8 million yen, placing it directly against the Toyota Land Cruiser 250 and Ford Everest. A Japanese market launch is expected in 2027, while a North American introduction remains undeci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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