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와 미군의 끝없는 갈등: 아름다운 휴양지 이면의 이야기

'오키나와'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에메랄드빛 바다, 맛있는 음식, 여유로운 휴양지의 모습이 떠오르실 텐데요! 매달 7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이 아름다운 섬에는 사실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아는 평화로운 일본의 오키나와,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태평양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입니다. 도대체 이 작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오키나와 사람들은 수십 년째 미군과 갈등을 빚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친근하게 파헤쳐 볼게요!
1. 작은 섬 안의 거대한 '작은 미국'
오키나와는 차로 두 시간이면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에요. 그런데 이 섬 면적의 무려 5분의 1(20%)을 미군이 차지하고 있답니다.
특히 '가데나 공군 기지(Kadena Air Base)'는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예요. 기지 안으로 들어가면 일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죠. 팝아이스, 버거킹 같은 미국 패스트푸드점은 기본이고, 미국식 단독 주택들이 늘어선 교외 마을, 18홀 골프장, 심지어 미국식 교육을 하는 초중고등학교까지 싹 다 갖춰져 있어요. 이곳은 단순히 미국을 '흉내' 낸 곳이 아니라, 그냥 미국 영토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해요.
2. 어쩌다 오키나와는 미군의 요새가 되었을까?
이 슬픈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오키나와 전투'는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피를 많이 흘린 끔찍한 전투였죠. 이때 15만 명이나 되는 오키나와 주민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어요.
전쟁이 끝나고 일본은 평화헌법(군대를 가지지 않겠다는 헌법)을 채택하면서 국방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게 됐어요. 게다가 오키나와는 1972년까지 아예 미국의 지배를 받았죠. 냉전 시대가 오고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 입장에선 지정학적으로 완벽한 위치에 있는 오키나와에 군사 기지를 꽉꽉 채워 넣는 게 당연한 선택이었어요. 일본 본토 정부도 방위를 미국에 맡겼으니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고요. 결국 오키나와 주민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된 채 기지가 세워진 거예요.
3. 오키나와 주민들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들
그럼 기지가 있는 게 왜 그렇게 문제일까요? 단순히 땅을 많이 차지해서가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과 일상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 때문이에요.
😡 불평등한 조약과 솜방망이 처벌
가장 큰 문제는 미군 범죄예요. 술에 취한 미군의 폭행이나 끔찍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데, 1960년에 맺은 '미일 주둔군 지위협정(SOFA)' 때문에 일본 경찰이 제대로 수사조차 하기 힘들어요. 미군이 부대 안으로 도망쳐버리면 일본 경찰이 마음대로 체포할 수도 없고, 재판도 미군 측에서 유리하게 이끌어갈 때가 많거든요. 실제로 미군 범죄 기소율은 일본 일반인 범죄 기소율의 3분의 1도 안 된다고 해요. 주민들 입장에선 복장이 터질 노릇이죠!
💥 머리 위로 떨어지는 헬기 부품과 소음
위성 사진을 보면 미군 기지들이 인구 밀집 지역 한가운데에 딱 붙어있어요. 2004년엔 미군 헬기가 근처 대학교에 추락하는 끔찍한 사고도 있었죠. 비행기 소음은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주택가로 헬기 부품이 툭툭 떨어지는 사고가 나니 주민들은 언제 대형 참사가 터질지 몰라 벌벌 떨며 살고 있어요.
🛢️ 숨겨진 환경 오염
환경 오염도 심각해요. 디젤유나 하수가 강으로 흘러들고, 독성 화학물질이 기지 주변에 버려진 적도 있어요. 하지만 앞서 말한 불평등한 협정 때문에 일본 공무원들이 기지 안으로 들어가서 환경 조사를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답니다.
💸 막대한 경제적 손실
미군이 차지한 땅은 섬에서 가장 평평하고 좋은 땅들이에요. 만약 이 땅을 돌려받는다면 경제적 가치가 어마어마하겠죠? 실제로 미군이 골프장과 주택 단지로 쓰던 땅을 오키나와에 반환한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 거대한 쇼핑몰과 아파트, 병원이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 효과가 무려 32배나 껑충 뛰었다고 해요. 미군이 헐값에 땅을 차지하고 있으니 오키나와 경제 발전이 꽉 막혀있는 셈이에요.
4. 하지만 변하지 않는 현실과 더 불안한 미래
수십 년째 오키나와 사람들은 "기지를 줄여달라", "협정을 고쳐달라"며 시위를 하고 있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에요. 왜냐고요?
미국 입장에서 오키나와는 중국과 대만을 코앞에서 견제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태평양의 쐐기돌)거든요. 일본 정부도 중국의 위협이 무서우니 미군이 오키나와에 계속 있어주길 바라고요. 두 강대국의 안보 이익이 딱 맞아떨어지니, 오키나와 주민들의 목소리는 허공에 맴돌 수밖에 없어요.
더 무서운 건 최근의 움직임이에요. 미군은 최근 가데나 기지에서 폭격으로 부서진 활주로를 급하게 복구하는 훈련을 했어요. 이건 뭘 뜻할까요? 이제 오키나와가 단순히 후방 지원 기지가 아니라,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공격받을 '1순위 타겟'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해요.
아름다운 휴양지 오키나와는 사실 강대국들의 체스판 위에 놓인 불쌍한 말과 같아요.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겪고도, 여전히 전쟁의 위협과 일상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고 있죠. 다음에 오키나와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예쁜 바다 너머에 있는 그들의 묵직한 이야기에 한 번쯤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