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과학 & 기술 Updated: 2026. 7. 4. 12:17 claudeb

25광년 밖 '슈퍼지구' 발견, GJ 3378b는 정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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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4일 | 대한민국 | 과학기술 트렌드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슈퍼지구', 무슨 일일까

오늘 구글 트렌드 과학 분야에서 '슈퍼지구'라는 키워드의 검색량이 1,000% 이상 치솟았습니다. 평소 스포츠나 연예 키워드가 주를 이루는 실시간 검색어에 천문학 용어가 등장한 것은 꽤 이례적인 일인데요. 배경에는 이번 주 전 세계 과학계를 들썩이게 한 발견 소식이 있습니다. 지구에서 불과 25광년 떨어진 곳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암석형 행성이 확인됐다는 내용입니다.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이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고, 해당 연구는 지난달 말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정식으로 발표되면서 국내 언론에도 잇따라 소개됐습니다.

주인공은 'GJ 3378b'라는 이름의 외계행성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낯설지만, 천문학자들 사이에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주 이웃 중 하나"로 불릴 만큼 특별한 존재가 됐습니다. 이 행성이 왜 갑자기 주목받게 됐는지, 정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기린자리의 작은 이웃, GJ 3378b

GJ 3378b는 북쪽 하늘의 기린자리에 있는 희미한 적색왜성 주위를 도는 행성입니다.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작고 온도가 낮아 붉게 빛나는 별로, 우리 은하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별이기도 합니다. 이 행성은 2024년 프랑스 천문학자들이 처음 발견했는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정밀 재분석을 진행하면서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지구와 닮은 행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 Irvine)의 폴 로버트슨 교수는 이번 발견을 두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주 이웃 중 하나를 찾은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5광년이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은하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바로 옆집'에 있는 셈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5,000개가 넘는 외계행성 대부분이 수백, 수천 광년 밖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5광년은 천문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입니다.

'미니 해왕성'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암석 행성

이번 발견이 흥미로운 이유는 행성의 정체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데 있습니다. 2024년 첫 발견 당시 GJ 3378b는 지구 질량의 5.26배로 측정돼, 두꺼운 가스층에 둘러싸인 '미니 해왕성'으로 분류됐습니다. 미니 해왕성이라면 단단한 표면이 없어 생명체 거주와는 거리가 먼 행성입니다. 그런데 로버트슨 연구팀이 정밀 재관측을 진행한 결과, 실제 질량은 지구의 2.3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스 행성이 아니라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슈퍼지구'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공전 주기도 당초 알려진 25일이 아닌 21일로 확인됐습니다. 행성이 모항성에 더 가까이 붙어 도는 셈인데, 이는 오히려 좋은 소식입니다.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어두워서, 행성이 충분히 가까워야 물이 얼지 않을 만큼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계산 결과 GJ 3378b는 대기가 존재할 경우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머무를 수 있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해비터블 존)' 안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행성은 별 앞을 지나며 별빛을 가리는 '통과(Transit)' 방식이 아니라, 행성의 중력이 모항성을 미세하게 흔드는 것을 포착하는 '시선속도(도플러) 방법'으로 관측됐습니다. 행성과 별이 서로를 끌어당기며 흔들릴 때 별빛의 파장이 미세하게 변하는데, 이 도플러 효과를 정밀 측정해 행성의 질량과 궤도를 알아내는 방식입니다. 이번 재관측에는 미국 키트피크 국립 천문대의 3.5m 윈(WIYN) 망원경 등 두 대의 망원경이 동원됐습니다.

💡 슈퍼지구(Super-Earth)란? 지구보다 무겁고 해왕성보다는 가벼운, 대략 지구 질량의 1~10배 사이 암석형 외계행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크기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살기 좋다는 뜻은 아니지만, 단단한 표면과 적당한 중력을 가질 수 있어 생명체 탐사의 주요 후보로 꼽힙니다.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 희망과 걸림돌

로버트슨 교수에 따르면 GJ 3378b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복사 에너지의 약 90%를 모항성으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절묘한 위치라는 뜻으로, 교수는 "생명체가 살기에 최적의 위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질량이 지구의 2.3배라면 표면 중력은 지구보다 다소 강하겠지만, 생명체 존재를 가로막을 수준은 아닙니다.

다만 큰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모항성이 적색왜성이라는 점입니다. 적색왜성은 젊은 시절 강력한 항성풍과 유해 방사선을 자주 내뿜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행성이 별에 가까이 붙어 있는 만큼, 이 방사선이 오랜 세월에 걸쳐 행성의 대기를 모두 날려버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기가 없다면 액체 상태의 물도, 생명체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GJ 3378b에 대기가 남아 있는지가 앞으로의 관측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제임스웹도 어렵다 — 2040년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

아쉽게도 현재 기술로는 이 행성의 대기를 곧바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그동안 트라피스트-1(TRAPPIST-1) 행성계 등 적색왜성 주위 암석형 행성의 대기를 탐사해 왔지만, 이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대기가 별빛을 흡수하는 '통과 분광법'을 활용한 방식이었습니다. GJ 3378b는 지구에서 볼 때 모항성 앞을 통과하지 않는 궤도를 돌고 있어 이 방법을 쓸 수 없습니다.

천문학자들은 결국 2040년 발사 예정인 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 가능 세계 관측소(HWO·Habitable Worlds Observatory)'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HWO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나지 않아도 행성 자체의 빛을 직접 포착해 대기 성분을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어, GJ 3378b 같은 행성의 대기 존재 여부를 확인할 유력한 수단으로 꼽힙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천문학자 마이클 엔들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이라며 "가장 가까운 별들을 먼저 조사하는 이유는 그곳이 생명체의 흔적을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발견은 태양계 주변 '우주 이웃 지도'를 완성하고, 어떤 행성이 생명체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지 알아내는 여정에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는 평가입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배경 지식

외계행성 탐사는 1995년 페가수스자리 51b가 처음 발견된 이후 30여 년 만에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과 테스(TESS) 위성의 활약으로 확인된 외계행성만 5,000개를 훌쩍 넘었고, 이 가운데 수십 개가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있는 암석형 행성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적색왜성은 우리 은하 별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흔하고 수명도 태양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적색왜성 주위의 슈퍼지구는 생명체 탐사에서 가장 현실적인 목표물로 여겨집니다. 프록시마 b, 트라피스트-1 행성계에 이어 GJ 3378b까지 '옆집 이웃' 목록이 하나씩 채워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발견이 쌓일수록 대기 분석과 생명 신호 탐색이라는 다음 단계도 한층 가까워집니다.

정리하며

25광년 밖 기린자리의 작은 붉은 별 곁에서, 지구 질량 2.3배의 암석 행성이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을 돌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물론 대기의 존재라는 결정적 퍼즐이 남아 있고, 그 답을 얻기까지는 십수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2의 지구' 후보가 우주적 기준으로 바로 옆집에서 발견됐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우주에서 혼자가 아닐 가능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입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볼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 English Summary

Astronomers have confirmed that GJ 3378b, a planet orbiting a faint red dwarf star just 25 light-years away in the constellation Camelopardalis, is likely a rocky super-Earth located in its star's habitable zone. First spotted in 2024 and initially classified as a mini-Neptune of 5.26 Earth masses, new radial-velocity observations led by UC Irvine revised its mass down to 2.3 Earth masses and its orbital period to 21 days. The planet receives about 90 percent of the radiation Earth gets from the Sun, making liquid water possible if an atmosphere survives the red dwarf's harsh radiation. Since the planet does not transit its star, confirmation may have to wait for NASA's Habitable Worlds Observatory, planned for the 2040s.

이미지 출처: Unsplash (우주·천문 관련 참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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