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일본 베팅은 지금 어디까지 왔나 — 5대 상사 10% 돌파와 동경해상 2,874억엔 제휴
2026년 8월 23일 | 일본(JP) | 비즈니스 및 금융
일본 검색창에 다시 떠오른 이름
2026년 8월 22일, 일본 구글 트렌드의 '비즈니스 및 금융' 카테고리에 'ウォーレン・バフェット', 즉 워런 버핏이라는 이름이 다시 올라왔다. 검색량 2,000회 이상, 증가율 100% 이상으로 폭발적인 수치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한 나라의 금융 검색어 상위권에 외국인 투자자 개인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사실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다. 같은 시간대에 함께 묶여 오른 연관 검색어가 일론 머스크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본에서 버핏이라는 이름이 이렇게 자주 검색되는 이유는 단순한 유명세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7년 사이 버크셔 해서웨이는 일본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큰손' 정도가 아니라 주요 기업들의 최대주주 반열에 올라섰고, 2026년에는 그 관계의 성격 자체가 한 단계 바뀌었다. 오늘은 2026년 8월 현재 시점에서, 버핏과 버크셔의 일본 베팅이 실제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해 본다.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미국 국제무역청 촬영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버핏이 CEO가 아닌 첫 해
먼저 짚어야 할 전제가 있다. 2026년은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가 아닌 첫 해다. 2026년 1월 1일부로 그렉 아벨(Greg Abel)이 CEO에 공식 취임했고,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1965년 버핏이 이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래 처음 있는 CEO 교체다.
이 계획이 공식화된 것은 2025년 5월 연례 주주총회였다. 버핏은 그 자리에서 연말을 기해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이사회에 아벨을 후임으로 추천했고,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이를 승인했다. 아벨은 캐나다 출신 회계사로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부문을 이끌다가 2018년 아지트 자인과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따라서 2026년에 나오는 버크셔의 투자 결정들은 '버핏 개인의 판단'이라기보다 '버핏이 의장으로 남아 있는 아벨 체제의 판단'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일본 시장 참여자들이 올해 버크셔의 움직임을 유독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승계 이후에도 일본 베팅이 계속되는지, 아니면 축소되는지가 관전 포인트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답은 명확하다. 줄어들지 않았다.
2019년에 시작된 종합상사 베팅
버크셔의 일본 투자는 2019년 7월 조용한 매집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2020년 8월, 버핏의 90번째 생일에 맞춰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각각 약 5%씩 확보했다고 공개하면서 세계 시장에 알려졌다. 대상은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이토추상사, 마루베니, 스미토모상사 다섯 곳이다.
당시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일본 종합상사는 사업 구조가 복잡하고 자원 가격에 실적이 흔들리는 데다, PBR이 1배도 되지 않는 '싸구려 주식'으로 취급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핏은 이 회사들이 자원, 물류, 인프라, 식품, 금융을 아우르는 구조가 버크셔 자신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닮았다고 봤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이 꾸준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2025년 2월 주주서한에서 버크셔는 다섯 회사와 협의해 보유 비율 상한을 완화했다고 밝히며, 앞으로 지분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2025년 8월 미쓰비시상사 지분은 9.74%에서 10.23%로 올라가며 처음으로 10% 선을 넘었고, 스미토모상사와 마루베니도 각각 10.05%, 10.1%로 10%를 돌파했다. 2026년 시점에서 5대 상사 보유 비율은 대체로 9.7~10.8% 구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버크셔는 이들 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26년 3월 시사통신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일본 상사주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미국 주식에 견줄 수준까지 커졌다. 2026년 2월 포춘 보도는 이 베팅이 6년 만에 약 240억 달러의 이익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 미쓰비시상사 본사가 입주한 도쿄 마루노우치 파크 빌딩 (ⓒ Kakida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2026년 3월, 관계의 성격이 바뀐 순간
2026년 일본 시장에서 가장 큰 사건은 3월 23일에 나왔다. 일본 손해보험 1위인 도쿄해상홀딩스와 버크셔 해서웨이가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구조는 이렇다. 버크셔의 재보험 핵심 자회사인 내셔널 인뎀니티 컴퍼니(NICO)가 도쿄해상홀딩스 지분 2.49%를 약 2,874억 엔, 달러로 약 18억 달러에 취득했다. 여기에 재보험 협업과 글로벌 M&A 공동 추진을 축으로 하는 10년 기간의 파트너십이 붙었다.
이 거래가 중요한 이유는 금액이 아니라 성격에 있다. 버크셔가 일본 금융기관과 자본업무제휴를 맺은 것은 60여 년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2019년부터 이어온 5대 상사 투자는 어디까지나 상장주식을 사들이는 '패시브 투자'였다. 반면 도쿄해상 건은 지분 취득에 더해 재보험 사업 협업과 인수합병 공동 실행까지 포함하는 '액티브한 사업 제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도쿄해상 주가는 발표 다음 날인 3월 24일 전일 대비 17.07% 급등한 6,857엔에 마감하며 상장 이래 최고가를 새로 썼고, 25일에는 장중 7,857엔까지 오르며 상한가 수준의 흐름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월 보도에서 도쿄해상이 조 단위 M&A에 대해 사실상 '상한 없음'의 태도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6월 7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도쿄해상 최고경영자는 이번 제휴가 회사의 글로벌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 도쿄 마루노우치의 도쿄해상닛토 빌딩 (ⓒ Kakida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왜 하필 보험사인가 — 버크셔의 사업 엔진은 보험이 만들어내는 '플로트(float)'다.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지급하는 구조에서 생기는 대기 자금을 투자 재원으로 쓰는 방식이다. 일본 손보 1위와의 재보험 협업은 이 플로트 엔진을 일본 시장으로 확장하는 성격을 갖는다.
왜 일본인가 — 엔화 조달이라는 구조
버크셔의 일본 전략을 이해하려면 자금 조달 방식을 봐야 한다. 버크셔는 일본에서 엔화 표시 회사채를 반복적으로 발행해 왔다. 조달 금리는 대체로 0.5% 안팎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돈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쳐 7~8% 수준의 총주주환원을 내는 상사 주식을 산다. 조달 비용과 수익률의 간극 자체가 수익의 원천이 되는 구조다.
여기에 환위험이 자연스럽게 상쇄된다는 이점도 있다. 엔화로 빌려 엔화 자산을 사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흔들려도 부채와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를 들고 들어와 엔화 자산을 사는 일반적인 외국인 투자자와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다만 이 구조의 전제는 일본의 저금리다. 일본은행은 2026년 7월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1.0%로 동결했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물가의 상방 리스크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을 계속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의 금리가 계속 올라간다면 엔화 조달 비용도 함께 올라가고, 버크셔식 차익 구조의 폭은 좁아진다. 이번 주 일본 검색어에 '利上げ(금리 인상)'가 나란히 올라온 것도 시장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 도쿄 니혼바시의 일본은행 본점 본관 (ⓒ Hohoho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같은 시기, 알파벳으로 향한 170억 달러
일본 밖에서도 올해 버크셔의 움직임은 컸다. 2026년 8월 14일 공시된 2분기 보유 내역에 따르면, 버크셔는 알파벳 지분을 분기 중 83% 늘려 약 1억 600만 주, 금액으로 약 378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했다. 약 17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한 셈이다. 이로써 알파벳은 애플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이은 버크셔의 3대 보유 종목이 됐다.
의미가 큰 이유는 방향 전환이라는 점이다. 버크셔는 14개 분기 연속 주식 순매도를 이어오며 현금을 쌓아왔고, 현금성 자산은 약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난 상태였다. 그 흐름이 이번 분기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술주를 오랫동안 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버핏이 검색과 인공지능 인프라를 가진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넣었다는 점에서, 이는 '가치투자 원칙의 포기'라기보다 '현금흐름이 확실한 사업에 대한 재정의'로 해석되는 편이다. 어느 쪽이든, 4,000억 달러의 현금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일본 상사주 투자자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 Anthony Quintano / Wikimedia Commons, CC BY 2.0)
"교회 옆에 카지노가 붙어 있다"
2026년 연례 주주총회 기간 CNBC 인터뷰에서 버핏은 최근 금융시장에 만연한 위험 감수 문화를 비판했다. 그는 시장을 두고, 교회 옆에 카지노가 붙어 있는 형태에 자주 비유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장기 가치투자를, 카지노는 단기 베팅을 뜻한다. 그러면서 요즘은 카지노 쪽이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그것은 투자도 투기도 아닌 도박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발언과 일본 상사주 투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버크셔의 접근법이 선명해진다. 사업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현금흐름이 눈에 보이며, 5년이 아니라 50년 단위로 들고 갈 수 있는 자산을 고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버핏은 2025년 9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종합상사 주식을 앞으로 50년간 팔지 않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 남는 질문
이 이야기가 한국 시장과 무관하지 않은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버크셔가 일본 상사에서 본 것은 '저평가 + 안정적 현금흐름 + 개선되는 주주환원'이라는 조합이다. 이 조건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지주회사와 대형 제조·금융 기업들이 놓인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다만 버크셔가 일본을 택한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가 엔화 저리 조달이었다는 점은 그대로 이식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둘째, 도쿄해상 사례는 단순 지분 투자와 사업 제휴가 시장에서 얼마나 다르게 평가받는지를 보여준다. 하루 만에 17% 넘게 오른 것은 지분 2.49% 자체가 아니라, 재보험 협업과 공동 M&A라는 '앞으로의 사업'에 매겨진 값이었다.
셋째, 승계 이후에도 전략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벨 체제 첫해에 일본 지분은 줄지 않았고, 오히려 금융기관 제휴라는 새로운 형태로 확장됐다. 조직이 바뀌어도 원칙이 유지되는지는, 어떤 기업을 장기 보유할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다.
물론 위험 요인도 분명하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엔화 조달 구조의 매력을 깎아내리고, 상사 실적은 여전히 원자재 가격에 민감하다. 지분율이 10%를 넘어서면 추가 매입 여지 자체가 제한되기도 한다. 검색어 순위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과, 그 배경에 있는 자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 English Summary
Warren Buffett trended in Japan's business search rankings on August 22, 2026, reflecting Berkshire Hathaway's deepening presence in the Japanese market. Since 2019, Berkshire has built stakes in Japan's five major trading houses, now holding roughly 9.7 to 10.8 percent of each and ranking as their largest shareholder. In March 2026, Berkshire's National Indemnity unit acquired a 2.49 percent stake in Tokio Marine Holdings for about 287.4 billion yen, its first capital alliance with a Japanese financial institution, sending the insurer's shares up 17 percent in a single session. Greg Abel became CEO on January 1, 2026, while Buffett stayed on as chairman, and the Japan strategy has continued un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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