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스포츠 Updated: 2026. 7. 13. 06:17 claudeb

유해란, 에비앙 챔피언십 연장 우승 — 메이저 2연승과 '60타' 신기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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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3일 | 대한민국 | 전체

연장 승부 끝에 들어 올린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유해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놓고 캐나다의 베테랑 브룩 헨더슨과 팽팽하게 맞선 끝에, 두 선수는 정규 72홀을 같은 타수로 마쳤고 승부는 결국 연장전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 승부에서 마지막에 웃은 쪽은 유해란이었습니다.

이번 우승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메이저 대회 한 번을 더 이겼기 때문이 아닙니다. 유해란은 직전 메이저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고, 불과 몇 주 만에 또 하나의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이른바 '메이저 2연승'을 완성했습니다. 여자 골프에서 메이저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는 일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에게도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 기록입니다. 시즌 중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유해란이 사실상 투어의 흐름을 자신의 쪽으로 완전히 끌어당겼다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여자 골프 선수의 스윙

3라운드 '60타' — 메이저 18홀 최소타 신기록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은 사실 우승 순간이 아니라 3라운드였습니다. 유해란은 무빙데이로 불리는 3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이며 60타를 적어냈습니다. 이 스코어는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 18홀 최소타 신기록으로 기록됐습니다. 메이저 대회는 코스 세팅이 까다롭고 핀 위치도 어렵게 잡히기 때문에, 언더파를 몇 타 줄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무대입니다. 그런 코스에서 하루에 11타를 줄였다는 것은 단순히 퍼트가 잘 떨어졌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골프에서 60타라는 숫자는 상징적입니다. 59타, 이른바 '59'는 남녀를 통틀어 골프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큼 드문 기록이고, 60타 역시 그 문턱에 바짝 다가선 숫자입니다. 유해란은 그 숫자를 다른 곳도 아닌 메이저 무대에서, 그것도 우승 경쟁이 한창 달아오르던 3라운드에 만들어냈습니다. 이 라운드로 유해란은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심리적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습니다.

골프 코스 그린과 홀

💡 무빙데이(Moving Day) — 나흘간 치러지는 대회의 3라운드를 부르는 말입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순위가 가장 크게 요동치는 날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유해란의 3라운드는 그 표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하루였습니다.

에비앙 챔피언십, 알프스 호숫가에서 열리는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은 프랑스 동부의 작은 휴양 도시 에비앙레뱅에서 열립니다. 생수 브랜드로 익숙한 바로 그 '에비앙'입니다. 이 도시는 알프스 산자락과 레만호(제네바 호수)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대회가 열리는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 역시 호수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조성돼 있습니다. 페어웨이 너머로 호수와 산이 함께 보이는 풍경 덕분에 투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다만 경치가 좋다는 말이 코스가 쉽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언덕을 따라 조성된 코스라 오르내리는 경사가 심하고, 그린 주변의 굴곡이 까다로워 정확한 아이언 샷과 거리 감각이 필수적입니다. 바람이 호수 쪽에서 불어오는 날에는 클럽 선택이 한층 더 어려워집니다. 화려한 장타보다 정교함이 우승을 결정하는 코스라는 평가가 오래전부터 따라붙었습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여자 골프의 5대 메이저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시차와 잔디, 기후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크고, 아시아나 미국을 주 무대로 삼는 선수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원정 무대입니다. 유해란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은 그런 변수까지 모두 이겨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레만호와 알프스 풍경

'아이언을 가장 잘 치는 선수'라는 별명

유해란에게는 오래전부터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입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현지에서는 그를 두고 '지구상에서 아이언을 가장 잘 치는 선수'라는 표현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골프에서 아이언 정확도는 곧 그린 적중률로 이어지고, 그린에 공을 안정적으로 올리는 선수는 버디 기회를 그만큼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3라운드의 60타 역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결과가 아니라, 핀을 정면으로 겨냥할 수 있는 샷 정확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스코어입니다.

유해란은 국내 무대에서 실력을 쌓은 뒤 미국 무대에 진출해 신인 시절부터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입니다. 급격한 기복 없이 꾸준한 성적을 내는 스타일로, 화려한 스타성보다는 성실한 경기 운영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 선수가 커리어의 정점이라 할 만한 메이저 연속 우승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한 번의 반짝임이 아니라 축적된 기량이 터진 결과에 가깝습니다.

💡 그린 적중률(GIR) — 규정 타수 안에 공을 그린에 올린 홀의 비율입니다. 파4 홀이라면 두 번째 샷까지, 파5 홀이라면 세 번째 샷까지 그린에 올리면 적중으로 계산합니다. 아이언 정확도가 높은 선수일수록 이 수치가 높게 나타납니다.

우승 트로피

상금과 기록, 그리고 숫자 너머의 의미

이번 우승으로 유해란이 받게 된 우승 상금은 우리 돈으로 약 51억 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여자 골프 대회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액수로, 에비앙 챔피언십이 총상금 규모를 꾸준히 키워 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 우승의 무게는 상금 액수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메이저 2연승과 18홀 최소타 신기록이라는 두 가지 기록이 한 대회에서 동시에 나왔다는 점이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기록은 시즌 전체 판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메이저 우승은 세계 랭킹 포인트와 상금 랭킹,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 모두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유해란은 단숨에 시즌 주요 타이틀 경쟁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남은 메이저 대회와 하반기 일정에서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를 자신의 시즌으로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셈입니다.

한국 여자 골프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한동안 세계 무대에서 다소 조용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메이저 무대에서 연속으로 태극기를 올린 이번 결과는 흐름을 되돌리는 신호로 읽힙니다. 무엇보다 우승 과정에서 보여준 연장 승부의 침착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헨더슨 같은 다승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상대로 마지막 순간 흔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유해란이 이제 '기대주'가 아니라 '우승을 만들어내는 선수'가 됐음을 보여줍니다.

골프 클럽과 공

앞으로 지켜볼 관전 포인트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시즌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입니다. 만약 그 무대에서까지 정상에 오른다면 메이저 3연승이라는, 골프 역사에서도 극히 드문 기록에 도전하게 됩니다. 실현 여부와 별개로, 지금의 유해란이 그런 이야기를 꺼낼 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합니다.

또 하나는 기복 관리입니다. 짧은 기간에 메이저 두 개를 치르며 쌓인 체력과 심리적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유럽 원정을 마치고 다시 미국 무대로 돌아가는 일정 속에서 컨디션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하반기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교한 아이언이라는 자신의 무기를 유지하면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시즌을 끌고 가는지가, 앞으로 몇 달간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연장 승부는 어떻게 갈렸나

골프의 연장전은 다른 종목과 결이 다릅니다. 축구의 승부차기처럼 별도의 규칙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홀을 다시 돌면서 먼저 상대보다 적은 타수를 적어내는 쪽이 이깁니다. 그래서 연장에 들어가면 실력보다 심리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시간 넘게 라운드를 마친 뒤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 서야 하는 상황에서, 몸은 이미 지쳐 있고 머릿속에는 방금 놓친 퍼트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였던 브룩 헨더슨은 이런 무대에 익숙한 선수입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골퍼로, 이미 메이저 우승 경험이 있고 투어에서 오랫동안 정상권을 지켜 왔습니다. 경험만 놓고 보면 결코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대였습니다. 그럼에도 유해란은 연장 홀에서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 한 타 차이를 만들어내며 트로피를 가져왔습니다. 대회 내내 유지했던 아이언 정확도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그대로 살아났다는 점이 승부의 핵심이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뒤 유해란이 강조한 것도 결국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순위표를 계속 확인하며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는 태도를 대회 내내 지켰다는 것입니다.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선 뒤에도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고, 실제로 최종 라운드와 연장 승부까지 그 원칙을 지켜냈습니다. 기록으로 남는 것은 60타와 우승 트로피지만, 그 기록을 만든 것은 결국 흔들리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 English Summary

Haeran Ryu of South Korea won the Amundi Evian Championship in France, defeating Canada's Brooke Henderson in a playoff after the two finished regulation tied. The victory gives Ryu back-to-back major titles in a matter of weeks, a rare feat in women's golf. Her third round was the highlight of the week: she carded a 60, shaving eleven strokes off par and setting a new record for the lowest 18-hole score in a women's major. Long praised as one of the most accurate iron players in the game, Ryu now moves to the center of the race for the season's biggest honors, with the final major of the year looming as her next 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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