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가능한 사랑' 베니스 황금사자상 도전, 이창동과 24년 만의 재회
2026년 9월 11일 | 대한민국(KR) | 엔터테인먼트
9월 10일 밤, 검색창에 '설경구'가 몰렸다
9월 10일 저녁부터 국내 포털과 검색 트렌드에서 배우 설경구의 이름이 가파르게 올라왔습니다. 구글 트렌드 기준으로 검색량 1만 회 이상, 24시간 전 대비 상승률은 1,000%를 넘겼습니다. 배우가 새 작품을 발표한 것도,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이름이 급등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시상식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영화제는 9월 2일 개막해 현지시간 9월 12일 폐막과 함께 수상작을 발표합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9월 13일 새벽입니다.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 가운데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Possible Love)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설경구에게 관심이 쏠린 것입니다. 국내 매체들이 10일 하루 동안 "베니스를 뒤흔든 이창동, 황금사자상 거머쥘까" 류의 기사를 쏟아낸 것도 검색량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 영화 '가능한 사랑'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 (2026년 8월 촬영 · ⓒ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Korea.net / Flickr, CC BY-SA 2.0)
'가능한 사랑'은 어떤 영화인가
'가능한 사랑'은 서로 다른 삶의 조건을 가진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총파업과 강제 진압 현장을 겪은 뒤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해고 노동자 호석을 설경구가, 그의 아내 미옥을 전도연이 연기합니다.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 역은 조여정, 예지의 남편 상우 역은 조인성이 맡았습니다.
러닝타임은 164분으로, 이창동 감독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깁니다.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이며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제작은 파인하우스필름, 제공은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베니스·베를린)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작보고회는 8월 2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렸습니다. 이창동 감독과 네 배우가 모두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고, 배우들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라서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가능한 사랑' 제작보고회에 함께 선 조인성·조여정·이창동 감독·전도연·설경구 (2026년 8월 촬영 · ⓒ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Korea.net / Flickr, CC BY-SA 2.0)
이창동,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의 베니스 경쟁 복귀
이번 초청이 특별한 이유는 이창동 감독이 베니스 경쟁 부문에 돌아오기까지 24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이 감독은 2002년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았고, 주연을 맡은 문소리는 신인배우상을 함께 받았습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기도 합니다. '초록물고기'(1997),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밀양'(2007), '시'(2010), '버닝'(2018)까지, 그는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섯 편을 만들며 국제 영화제에서 꾸준히 호명돼 온 감독입니다. 다작을 하지 않는 대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흐름이 이번에도 반복된 셈입니다.
▲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이창동 감독 (2026년 8월 촬영 · ⓒ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Korea.net / Flickr, CC BY-SA 2.0)
💡 알아두기 — 베니스국제영화제
1932년 시작된 세계 최초의 국제영화제로, 칸·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립니다. 최고상은 황금사자상(Leone d'Oro)이며, 주 상영관은 베네치아 리도섬의 팔라초 델 시네마입니다. 제83회 영화제는 2026년 9월 2일 개막해 현지시간 9월 12일 시상식과 함께 막을 내립니다.
베니스 현장에서 벌어진 일 — 6분 기립박수
영화는 베니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됐습니다. 상영이 끝난 뒤 객석에서는 약 6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무대에 있던 설경구와 조인성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외신들은 특히 전도연의 연기에 높은 점수를 줬고, 일부 매체는 "100년에 한 번 나올 연기"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상영 직후 현지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사인을 받으려는 외신 기자들이 줄을 서는 장면도 목격됐습니다.
베니스에서의 반응은 곧바로 다른 영화제의 초청으로 이어졌습니다. '가능한 사랑'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제64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 제74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자발테기-타바칼레라 부문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고, 취리히·밴쿠버·런던 영화제에서도 상영이 예정돼 있습니다. 가을 내내 세계 주요 영화제를 한 바퀴 도는 일정입니다.
▲ 베니스국제영화제 주 상영관인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팔라초 델 시네마 (2021년 7월 촬영 · 참고 이미지 · ⓒ Baseluna014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설경구와 이창동, 세 번째 만남
설경구에게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과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그는 '박하사탕'(2000)에서 김영호를 연기하며 사실상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고, '오아시스'(2002)에서는 홍종두 역으로 다시 한번 이 감독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그 '오아시스'가 베니스에서 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24년 만에 같은 감독과 같은 영화제로 돌아온 셈입니다.
배우 본인도 이 지점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는 베니스행을 앞두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설경구는 장르와 결이 뚜렷하게 다른 작품들을 오가며 활동 폭을 넓혀 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사회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다루는 쪽으로 다시 무게를 옮겼습니다.
전도연·조인성·조여정, 두 부부의 얼굴
전도연은 해고 노동자의 아내 미옥을 연기합니다. 2007년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이번에도 국제 영화제에서 가장 강한 평가를 받는 배우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오래전부터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전도연과 설경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제작보고회에서 발언하는 배우 전도연 (2026년 8월 촬영 · ⓒ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Korea.net / Flickr, CC BY-SA 2.0)
조인성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의 남편 상우를 맡았습니다. 전도연과 조인성이 한 작품에서 만나는 것은 24년 만으로, 예고편 공개 당시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조여정은 두 부부를 카메라 앞에 세우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를 연기하며, 이야기의 긴장을 끌고 가는 축을 맡았습니다.
▲ 제작보고회 포토월에 선 배우 조인성 (2026년 8월 촬영 · ⓒ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Korea.net / Flickr, CC BY-SA 2.0)
▲ 제작보고회 포토월에 선 배우 조여정 (2026년 8월 촬영 · ⓒ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Korea.net / Flickr, CC BY-SA 2.0)
9월 23일 극장, 11월 6일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됩니다. 극장 개봉이 먼저이고 스트리밍이 약 6주 뒤에 따라오는 구조입니다. 16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이창동 감독 특유의 호흡을 생각하면, 극장에서 한 번에 보는 쪽과 집에서 나눠 보는 쪽의 경험이 꽤 다를 수 있습니다.
시상식 결과는 한국 시간 9월 13일 새벽에 나옵니다. 황금사자상 외에도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이 함께 발표되기 때문에, 어느 부문에서든 호명될 경우 9월 23일 개봉에 그대로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큽니다.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세계 주요 영화제 초청이 줄줄이 확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올가을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될 이름 중 하나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한눈에 정리
· 작품: '가능한 사랑'(Possible Love) / 감독 이창동 / 164분 / 청소년 관람불가
· 출연: 설경구(호석) · 전도연(미옥) · 조여정(예지) · 조인성(상우)
·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시상식은 현지시간 9월 12일
· 토론토 경쟁, 뉴욕 메인 슬레이트, 산세바스티안 등 연쇄 초청
· 개봉: 9월 23일 극장 → 11월 6일 넷플릭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배우와 감독 사진은 2026년 8월 25일 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영화제 현장 사진이 아닙니다. 팔라초 델 시네마 사진 역시 2021년에 촬영된 참고 이미지이므로 현재 모습이나 제83회 영화제 당시 상황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Searches for Korean actor Sol Kyung-gu surged in Korea on September 10, 2026, ahead of the closing ceremony of the 83rd 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He stars as Ho-seok, a laid-off factory worker, in director Lee Chang-dong's "Possible Love," which is competing for the Golden Lion. The 164-minute drama, co-starring Jeon Do-yeon, Jo In-sung and Jo Yeo-jeong, received a roughly six-minute standing ovation at its Venice world premiere and marks Lee's first competition entry at the festival since "Oasis" won him Best Director in 2002. It opens in Korean theaters on September 23 and arrives on Netflix on November 6. Winners are announced on September 12 loc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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