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AI 버블은 모독"…68세에 은퇴 철회한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지능 승부수
2026년 6월 25일 | 일본 | 비즈니스
2026년 6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의 제46회 정기 주주총회가 막을 내리자마자 일본 구글 트렌드 비즈니스 부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한 사람의 이름이 올랐다. 바로 소프트뱅크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 겸 사장인 손정의(孫正義·마사요시 손)다. 올해 68세가 된 이 노련한 경영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을 향한 거침없는 확신을 쏟아내며 시장을 다시 한 번 들끓게 만들었다. 그가 던진 한마디 한마디는 일본을 넘어 글로벌 기술·금융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왜 일본 투자자들이 이른 새벽부터 그의 이름을 검색하고 있는지, 이번 주총의 핵심 발언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AI를 버블이라 말하는 건 모독"…꺾이지 않는 확신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이른바 'AI 버블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한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급등하면서,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런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AI를 버블이라고 말하는 것은 AI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한 어조로 버블론을 일축했다.
손 회장은 AI 혁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I 혁명은 닷컴 붐보다 50배는 더 크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지금의 AI 열풍은 거품이 아니라 인류 역사를 바꿀 거대한 변곡점의 시작이라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과거 알리바바 초기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투자의 귀재'로 불려온 그가, 이번에는 회사의 명운을 통째로 AI에 걸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손 회장의 이런 자신감은 소프트뱅크그룹의 실적 회복과도 맞물려 있다. 한때 비전펀드(Vision Fund)의 대규모 투자 손실로 위기설에 휩싸였던 소프트뱅크는, AI 붐을 타고 보유 자산인 ARM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손 회장 개인적으로도 'AI에 올인'하겠다는 선언 이후 미국 빅테크 경영진과의 회동을 늘리며 글로벌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왔다.
인간보다 1만 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
손정의 회장이 그리는 미래의 핵심에는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초인공지능)'라는 개념이 자리한다. 그는 ASI를 "인간보다 1만 배 더 똑똑한 지능"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히 인간 수준에 도달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 인간의 지적 능력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초지능을 목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그룹의 존재 이유 자체를 이 ASI 실현에 두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는 "AI 분야의 1등 플랫폼 사업자(No.1 플랫포머)"가 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는 챗GPT를 만든 오픈AI(OpenAI)를 비롯한 핵심 AI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생태계의 중심에 서려 하고 있다. 비전펀드를 통해 축적한 투자 네트워크와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발판 삼아, 손 회장은 'AI 시대의 인프라 지배자'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ASI 비전은 미국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와도 맞닿아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천문학적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구상에 이름을 올리며,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AI 인프라의 공동 설계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손 회장에게 ASI는 먼 미래의 공상이 아니라, 지금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어 직접 만들어내야 할 현실의 목표인 셈이다.
"우주보다 먼저 지구에서"…압도적 데이터센터 구축
초지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산 능력, 즉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손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우주보다 먼저, 지구에서 압도적인 데이터센터 구축 능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보다, 우선 지상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는 규모의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미다.
손 회장은 "AI의 전쟁은 지금 눈앞의 십수 년 안에 승자가 결정된다"며 이것이 시간과의 싸움임을 강조했다.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그리고 압도적인 규모로 베팅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미국과 중국이 천문학적 자금을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상황에서,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그 한복판에 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가 전력·부지·냉각 설비까지 아우르는 인프라 전반을 직접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이제는 수확기"…반도체 베팅과 AI 투자 성과
손정의 회장의 공격적인 AI 투자는 반도체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소프트뱅크는 모바일 반도체 설계의 핵심 기업 ARM을 보유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생태계와 깊은 연결고리를 맺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일본 증시 비즈니스 검색어 상위권에는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나스닥 반도체 지수(SOX) 등 AI 반도체 관련 키워드가 손 회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한편 통신 자회사인 소프트뱅크주식회사(SoftBank Corp.)는 하루 앞선 6월 23일 도쿄 인터내셔널 포럼에서 제40회 주주총회를 열고 'Activate AI for Society(사회를 위한 AI 가동)'라는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사장은 "다양한 AI 투자를 거쳐 이제 수확기에 접어들었다"며, 2030회계연도(FY2030)에 연결 영업이익 1조 7,000억 엔, 순이익 7,000억 엔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중기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모회사의 거대한 AI 비전과 자회사의 견실한 통신 수익이 맞물리는 구조다.
시가총액 불만과 은퇴 철회…"앞으로 10~15년 더"
공격적인 비전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은 회사의 시장 평가에 대해 솔직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 가치보다 약 50%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시대의 잠재력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의 표현으로, 이른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에 대한 경영자의 답답함이 읽힌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거취다. 손 회장은 과거 60대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던 은퇴 계획을 철회하고, "앞으로 10~15년은 더 뛰겠다"며 70대까지 회사를 직접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초지능 실현이라는 필생의 목표를 자신의 손으로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창업자의 장기 집권이 강력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후계 구도의 불확실성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 알아두기 — '소프트뱅크그룹(SBG)'과 '소프트뱅크주식회사(SoftBank Corp.)'는 서로 다른 회사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투자 지주회사로, ARM과 비전펀드 등을 통해 전 세계 AI·기술 기업에 투자한다. 반면 소프트뱅크주식회사는 일본 국내 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상장 자회사다. 두 회사는 2026년 6월 하순에 각각 별도의 주주총회를 열었다.
한국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손정의 회장의 발언은 한국 시장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ARM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 밀접한 공급망으로 얽혀 있고, AI 데이터센터 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린다. 손 회장이 강조한 '압도적 데이터센터 구축'이 현실화될수록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수혜 기대도 함께 커진다.
특히 손 회장이 던진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메시지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단면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전력 인프라를 둘러싼 투자 경쟁이 격화되면서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한국 기업들에게도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그의 'AI 버블 부정' 발언 역시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심과 장기 성장에 대한 확신이 엇갈리는 글로벌 투자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투자자라면 화려한 비전과 실제 실적·현금흐름을 함께 살피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 English Summary
At SoftBank Group's 46th annual shareholders meeting on June 24, 2026, 68-year-old founder Masayoshi Son dismissed talk of an AI bubble as "blasphemy against AI," insisting the AI revolution is still early and "50 times bigger" than the dot-com boom. He reaffirmed his goal of building artificial superintelligence (ASI) — intelligence 10,000 times smarter than humans — and vowed to construct overwhelming data-center capacity "on Earth before space." Son also withdrew his earlier retirement plan, pledging to lead the company for another 10 to 15 years. Meanwhile, subsidiary SoftBank Corp. said it had entered a "harvest phase," targeting 1.7 trillion yen in operating profit by FY2030.
이미지 출처 — 손정의 회장 사진: ⓒ nobihaya / Wikimedia Commons (CC BY 2.0). 그 외 이미지: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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