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스포츠 Updated: 2026. 8. 23. 12:21 claudeb

브렌트퍼드 3-0 토트넘, 4천억 쏟아부은 데 제르비호의 참담한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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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 | 대한민국 | 스포츠

2026-27 프리미어리그의 막이 올랐다. 그리고 개막 첫날,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팀은 여름 내내 지갑을 열었던 토트넘 홋스퍼가 아니라 그들을 3-0으로 완파한 브렌트퍼드였다. 현지 시각 2026년 8월 22일 토요일 저녁, 런던 서부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Gtech Community Stadium)에서 열린 경기에서 브렌트퍼드는 킨 루이스-포터, 비탈리 야넬트, 미카엘 카요데의 연속 득점으로 토트넘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국내 포털과 구글 트렌드에서 "브렌트퍼드 대 토트넘"이 검색량 5만 회 이상, 상승률 1,000% 이상을 기록하며 급등한 이유다.

▲ 경기가 열린 브렌트퍼드의 홈구장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 (ⓒ AndyScott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1. 개막전에서 벌어진 일

스코어라인만 보면 3-0이지만, 경기 내용은 그보다 더 일방적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45분 동안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카이스포츠 중계진과 현지 매체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점유율이나 전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기'였다. 경합 상황에서 밀렸고, 두 번째 볼을 계속 내줬으며, 압박 타이밍이 한 박자씩 늦었다.

이 결과는 토트넘에게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라운드에서 3-0으로 패한 것은 2011-1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이후 처음으로, 구단 역사상 개막전 최다 점수 차 패배와 타이 기록이다. 게다가 토트넘은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리그 17위에 머물렀고, 2026-27시즌에는 2023-24시즌 이후 처음으로 UEFA 주관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유럽 대항전이 없는 시즌, 리그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개막전 참사였다.

2. 골 장면 복기 — 12분, 33분, 49분

전반 12분. 브렌트퍼드 구단 최고 이적료 영입인 마마두 상가레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깔끔한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그리고 골라인 근처에서 뒤로 내준 컷백을, 쇄도하던 킨 루이스-포터가 인사이드로 밀어 넣었다. 1-0.

전반 17분. 이고르 티아고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했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네이선 콜린스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브렌트퍼드의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전반 33분. 히샤를리송과 루카스 베리발이 연달아 볼을 빼앗기면서 중원이 그대로 열렸다. 마티아스 옌센이 중거리 슛을 때렸고, 토트넘 골키퍼 킨스키가 이를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흘러나온 공을 비탈리 야넬트가 빈 골문에 밀어 넣어 2-0.

후반 49분. 상가레의 날카로운 슈팅이 선방에 막혔지만, 리바운드를 미카엘 카요데가 근거리에서 강하게 마무리했다. 3-0. 사실상 경기는 여기서 끝났다.

후반 55분. 벤탄쿠르가 케빈 샤데를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키커로 나선 이고르 티아고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브렌트퍼드 입장에서는 4-0이 될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 선제골을 넣은 브렌트퍼드의 킨 루이스-포터 (ⓒ Timmy96 / Wikimedia Commons, CC0)

▲ 두 번째 골의 주인공 비탈리 야넬트(브렌트퍼드 홈 유니폼) (ⓒ Timmy96 / Wikimedia Commons, CC0)

▲ 쐐기골을 터뜨린 미카엘 카요데(등번호 33) (ⓒ Timmy96 / Wikimedia Commons, CC0)

3. 이날의 진짜 주인공, 마마두 상가레

골을 넣은 세 선수보다 더 많은 찬사를 받은 것은 브렌트퍼드의 구단 최고 이적료 영입 마마두 상가레였다. 그는 첫 골을 직접 만들어냈고, 세 번째 골로 이어진 슈팅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중원에서 경기 템포를 조율하며 사실상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렌트퍼드는 지난 시즌 골 득실 차이로 컨퍼런스리그 진출권을 놓쳤다. 이번 여름 구단 최고액을 투자한 것은 그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개막전에서 곧바로 답이 나왔다.

💡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은 2020년 문을 연 브렌트퍼드의 새 홈구장으로, 수용 인원은 약 1만 7천 석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작은 축에 속하지만, 관중석이 그라운드에 바짝 붙어 있어 원정 팀에게 가장 까다로운 경기장 중 하나로 꼽힌다.

4. 2억 3,700만 파운드의 무게

토트넘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6명의 선수를 데려오며 쓴 돈은 2억 3,700만 파운드다.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돈으로 4천억 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그 중심에는 2026년 7월 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한 이탈리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산드로 토날리가 있다. 이적료는 기본 9,250만 파운드에 옵션 750만 파운드를 더해 총 1억 파운드,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액이다. 주급은 27만 5천 파운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날리는 이적 당시 이탈리아 매체를 통해 데 제르비 감독이 자신의 결정에 "huge role", 즉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한 다른 구단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런던행을 택한 이유로는 감독과 함께 "생활과 가족"을 들었다. 같은 이탈리아 출신 사령탑과의 재회에 대한 기대가 컸던 셈이다.

하지만 개막전은 그 기대와 정반대였다. 토트넘은 이날 다섯 명의 새 영입 선수에게 공식 경기 데뷔 기회를 줬는데,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제이미 레드냅은 이들을 두고 "You'd say they were a team of strangers" — 서로 처음 만난 팀 같았다고 표현했다. 새 얼굴이 많다는 것은 곧 손발이 맞을 시간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 토트넘 구단 최고 이적료로 합류한 산드로 토날리 (사진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시절) (ⓒ Timmy96 / Wikimedia Commons, CC0)

5. 숫자가 말하는 격차

이날 경기의 기대득점(xG)은 토트넘 0.47, 브렌트퍼드 3.96이었다. 3-0이라는 스코어가 오히려 브렌트퍼드에게 인색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수치다. xG 3.96은 사실상 네 골 이상을 넣을 만한 찬스를 만들었다는 뜻이고, 0.47은 90분 동안 유효한 득점 기회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전반전 유효 슈팅 0개라는 기록도 뼈아프다. 데 제르비 축구의 핵심은 후방에서부터의 짧은 빌드업과 상대를 끌어낸 뒤의 전진인데, 브렌트퍼드의 전방 압박에 그 첫 단추부터 막혔다. 상대가 압박을 걸어올 때 뒤를 노리는 롱볼 옵션이 작동하지 않으면 이런 경기가 나온다.

6. 감독과 주장의 말

경기 후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패인을 숨기지 않았다. "We suffered physically, but we knew that before the game" — 피지컬에서 고전할 것을 경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말이다. 이어 "We arrived late too many times, but then we lost too many duels"라며 반응 속도와 경합 싸움에서 밀렸음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I believe in my players", "But it's the first game; it's part of our journey"라며 시즌 전체를 봐 달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찼던 아치 그레이 역시 같은 진단을 내놨다. "It was simple really: we lost too many duels", "They just outfought us all over the park"라며 그라운드 전 지역에서 싸움에 졌다고 말했고, "I don't think there's any excuses"라고 덧붙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 토트넘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 TVSEI / Wikimedia Commons, CC BY 3.0)

7. 키스 앤드루스의 브렌트퍼드

반대편 벤치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스카이스포츠는 브렌트퍼드 감독 키스 앤드루스를 두고 "Bees boss Keith Andrews is working wonders in west London"이라 평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앤드루스 감독은 토마스 프랑크 이후 브렌트퍼드를 이어받아, 적은 예산으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이미 레드냅은 이날 브렌트퍼드의 경기력을 '토탈 풋볼'에 빗대 칭찬했다. 흔히 브렌트퍼드 하면 세트피스와 롱스로인을 떠올리지만, 이날은 중원에서의 볼 순환과 전방 압박, 측면 전환까지 모두 매끄러웠다. 지난 시즌 골 득실로 유럽 대항전을 놓친 팀이 올 시즌 다시 유럽을 노린다는 목표가 허황되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 브렌트퍼드 감독 키스 앤드루스 (ⓒ Timmy96 / Wikimedia Commons, CC0)

8.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토트넘 입장에서 급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새 선수들의 조합을 빠르게 정리하는 일이다. 데 제르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코너 갤러거를 10번 자리에 두는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마이키 무어를 왼쪽 센터백으로 세우는 등 실험적인 선택도 있었다. 얀 파울 판 헤케와 마르코스 세네시로 구성된 새 센터백 조합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공격진 보강이다. 이날 결과로 맨체스터 시티의 사비뉴, 오마르 마르무시 영입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적시장 마감까지 남은 시간 동안 토트넘이 추가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레드냅은 "The hope for Tottenham is that they won't be the same side in six weeks", 즉 6주 뒤에는 다른 팀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럽 대항전이 없는 시즌은 주중 일정이 비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훈련할 시간은 충분하다. 문제는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다.

브렌트퍼드는 개막전 완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유럽 무대 진출을 이번에는 이뤄내겠다는 목표가 현실감을 갖게 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예산 규모와 성적이 늘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개막 첫날부터 두 팀이 나란히 증명한 셈이다.

📘 English Summary

Brentford opened the 2026-27 Premier League season with a commanding 3-0 win over Tottenham Hotspur at the Gtech Community Stadium on 22 August 2026. Keane Lewis-Potter struck in the 12th minute from a Mamadou Sangare cutback, Vitaly Janelt tapped in a rebound on 33 minutes, and Michael Kayode added a third just after the break. Spurs failed to register a single shot on target in the first half and finished with an expected goals figure of 0.47 against Brentford's 3.96. It was a bruising start for Roberto De Zerbi, whose side spent 237 million pounds on six signings this summer, including a club-record 100 million pound deal for Sandro Tonali. Keith Andrews' Brentford, by contrast, looked sharp and cohes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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