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엔터테인머트 Updated: 2026. 9. 2. 18:19 claudeb

「성투사 성시」 작가 쿠루마다 마사미, 46억 엔 횡령 피해 제소 - 25년 신뢰가 무너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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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일 | 일본(JP) | 엔터테인먼트

「성투사 성시」의 아버지가 기자회견장에 선 이유

2026년 9월 2일, 일본 구글 트렌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車田正美(쿠루마다 마사미)라는 이름이 하루 만에 검색량 1만 회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함께 급상승한 연관 검색어는 「聖闘士星矢(성투사 성시)」와 「漫画家(만화가)」. 신작 발표나 수상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이날 도쿄 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의 주제는 46억 엔이 넘는 횡령 피해였습니다.

올해 72세인 쿠루마다 마사미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작권 관리 회사의 자금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무단으로 빠져나갔다며, 이날 도쿄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장에 적힌 피해 총액은 46억 8617만 엔.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430억 원을 웃도는 규모입니다.

▲ 대만 동인 행사 CWT41에서 촬영된 「성투사 성시」 코스프레. 하데스 편에 등장하는 서플리스(명계 갑옷)를 재현했다 (2015년 12월 촬영 · CC0 / Wikimedia Commons)

누가, 얼마를, 누구에게 청구했나

보도된 소장 내용에 따르면 횡령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은 오랜 기간 쿠루마다의 경리와 대외 교섭을 맡아온 남성입니다. 일본 언론은 이 인물을 실명 대신 'M씨'로 표기하고 있으며, 이 글에서도 같은 표기를 따릅니다. 현재까지 제기된 내용은 어디까지나 원고 측 주장이며, 민사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질 사안입니다.

피고는 모두 11에 이릅니다. M씨 본인을 포함해 그의 동생과 지인 등 개인 7명, 그리고 M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파악된 법인 4개사입니다. 전체 피해액 46억 8617만 엔 가운데 약 18억 엔은 이미 회수된 상태여서, 이번 소송에서 실제로 청구한 금액은 나머지 28억 9688만 엔입니다.

▲ 소장이 접수된 도쿄 가스미가세키의 재판소 합동청사. 도쿄고등재판소·도쿄지방재판소·도쿄간이재판소가 한 건물에 들어서 있다 (2007년 6월 촬영 · ⓒ 663highland / Wikimedia Commons, CC BY 2.5)

원고 측이 밝힌 세 가지 수법

회견에 나선 대리인 변호사들은 자금이 빠져나간 경로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라이선스료 가로채기입니다. 쿠루마다의 저작권 관리 회사인 '넥스트윙(NEXT WING)'과 매우 비슷한 이름의 회사를 따로 세운 뒤, 해외 거래처에 이 별도 법인 계좌로 라이선스료를 송금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성투사 성시」는 유럽과 중남미에서 특히 인기가 높아 해외 라이선스 수입 비중이 큰 작품입니다. 거래처 입장에서는 이름이 거의 같으니 의심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둘째, 무단 송금입니다. 회사 예금 계좌에서 뚜렷한 사유 없이 M씨가 지배하는 회사, 그리고 동생과 지인 등의 개인 계좌로 자금이 이체됐다는 주장입니다.

셋째, 해외 재보험 구조의 악용입니다. 원고 측은 이 부분을 가장 정교한 수법으로 지목했습니다. 쿠루마다의 회사가 보험사에 낸 보험료가 재보험, 재재보험 형태로 여러 차례 해외 보험사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M씨가 지배하는 해외 법인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국내 장부만 봐서는 정상적인 보험료 지출로 보이도록 설계된 셈입니다.

▲ 슈에이샤 만화 캐릭터 상품을 취급하는 공식 매장 '점프숍'. 「성투사 성시」 역시 상품화·라이선스 수입 비중이 큰 작품이다 (2025년 2월 촬영 · 참고 이미지 · CC0 / Wikimedia Commons)

"선생님은 사람을 싫어하신다" - 25년간의 차단

이번 사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대목은 금액보다도 구조였습니다. 대리인 노자키 도모히로 변호사에 따르면, M씨는 창작에만 몰두하고 싶어 했던 쿠루마다의 성향을 역이용해 모든 창구를 자신에게 일원화했습니다.

💬 "차다 선생님은 예술가이고 사람을 싫어해서 만나지 않는다. 선생님께 할 이야기는 나 이외의 사람과는 주고받지 않는다."
— 원고 측이 공개한, M씨가 관계자들에게 반복했다는 설명

회견에 동석한 가와이 히로유키 변호사는 이를 두고 "쿠루마다 선생을 신격화해서, 까다로운 사람이라 아무도 만나지 않으니 할 이야기가 있으면 전부 나에게 하라며 전부 차단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관계자와 거래처가 작가 본인과 직접 접촉하는 통로가 오랜 기간 막혀 있었고, 경리 관련 정보 역시 M씨 한 사람만 파악할 수 있는 상태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약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M씨는 슈에이샤 계약사원 신분으로 쿠루마다의 담당 편집자였고, 잡지가 휴간된 뒤 작가 밑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이후 회사 설립을 제안해 저작권 관리 등을 맡는 주식회사 넥스트윙, 주식회사 차다 프로덕션, 주식회사 K-PROJECT 세 곳을 세우게 했고, 경리와 대외 교섭을 모두 도맡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 도쿄 진보초의 슈에이샤 본사 사옥. 「성투사 성시」가 연재된 「주간 소년 점프」의 발행사이자, 원고 측 설명에 따르면 M씨가 계약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쿠루마다를 처음 만난 곳이다 (2023년 9월 촬영 · ⓒ Akonnchiroll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발각의 계기는 국세 세무조사였다

수년간 드러나지 않던 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2024년 2월경이었습니다. 계기는 국세 당국의 세무조사였습니다. 그런데 원고 측 설명에 따르면 정보 차단은 세무서를 상대로도 이어졌습니다.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쿠루마다 본인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국세 당국이 작가 본인 앞으로 질문서를 보냈을 때는, 쿠루마다의 필적을 흉내 낸 서명과 사인용 색지에 쓰는 인감을 무단으로 찍은 위조 답변서가 제출됐다고 원고 측은 밝혔습니다. 세무 당국까지 속이려 한 정황이 드러난 셈입니다.

결국 국세가 석연치 않은 자금 흐름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횡령 의혹이 드러났습니다. 변호인단이 M씨를 추궁한 결과, 빠져나간 자금이 가상자산에 투자돼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다행히 자산이 남아 있어 추궁 끝에 약 18억 엔을 회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원고 측 설명입니다.

▲ 도쿄 가스미가세키의 국세청 청사 명패. 2024년 2월경 시작된 세무조사가 이번 사건이 드러난 결정적 계기였다 (2005년 12월 촬영 · ⓒ っ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성투사 성시」라는 이름의 무게

한국에서는 「세인트 세이야」라는 제목으로 더 익숙한 이 작품은 1985년 12월 발매된 「주간 소년 점프」 1986년 1·2 합병호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아테네 여신을 지키는 소년 성투사들이 성의(클로스)를 두르고 싸운다는 설정으로, 그리스 신화와 별자리를 소년 만화 문법에 녹여낸 구성이 당시로서는 대단히 신선했습니다.

「주간 소년 점프」 연재는 1990년 11월에 끝났습니다. 다만 명왕 하데스 편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최종화가 연재 종료호에 다 들어가지 못했고, 같은 해 창간된 「V점프」에 「성투사 성시 완결편」이 따로 실리는 이례적인 마무리가 됐습니다. 시리즈 누계 발행 부수는 3500만 부를 넘습니다.

TV 애니메이션은 도에이 동화(현 도에이 애니메이션)가 제작해 1986년 10월 11일부터 1989년 4월 1일까지 TV아사히 계열에서 전 114화로 방영됐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은 물론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 전역에서 방영되며, 일본 만화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해외 팬덤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까지 남미 지역 애니메이션 행사에서 성투사 코스프레가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해외 라이선스료가 그토록 큰 금액이 될 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 미국 애니메 엑스포 행사장에서 촬영된 「성투사 성시」 코스프레. 작품은 유럽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두터운 해외 팬층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7월 촬영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쿠루마다는 이보다 앞서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에 권투 만화 「링에 걸어라」를 연재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필살기에 이름을 붙이고 화면 가득 효과선을 채우는 이른바 '차다 연출'은 이때 완성돼 이후 수많은 소년 만화에 영향을 남겼습니다. 최근에도 활동은 이어져, 2025년 1월에는 시모츠키 세이라와 함께 소녀 만화 스핀오프 「세인트 마리아」를 시작했고, 2026년 5월 14일부터는 정통 속편에 해당하는 「성투사 성시 천계편」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분노보다 허무했다" - 작가의 말

회견에 동석한 쿠루마다는 발각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 "발각 당시에는 믿기지 않았고, 분노라기보다 그것을 지나쳐 허무해졌습니다. 사리사욕을 위해 믿었던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배신하는 인간이 있구나 하는, 어쩔 도리 없는 씁쓸함이었습니다. 한때는 저 자신도 인간 불신에 빠질 뻔했을 정도입니다."

그는 이번 일의 여파로 개최를 준비하던 원화전을 중단해야 했다고 밝히며 팬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행사 관계 회사 가운데 M씨가 지배하는 회사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대로 개최하면 M을 이롭게 하는 셈"이라는 판단에 중지를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회견은 사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쿠루마다는 "전 세계에서 차다 만화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힘내서 집필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며, 내년 봄 도쿄에서 원화전을 개최한다는 계획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창작자와 돈 관리, 남는 질문

이번 사건이 일본에서 크게 회자되는 이유는 단지 금액이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창작에 집중하고 싶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바람이, 어떻게 25년에 걸친 감시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작곡가처럼 개인 창작자가 저작권 수입의 중심에 서는 직업군에서는, 저작권 관리 법인을 세우고 실무를 대리인에게 맡기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그 대리인이 정보의 유일한 통로가 되는 순간입니다. 거래처가 본인에게 연락할 수 없고, 세무 서류조차 본인 손을 거치지 않는다면, 장부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어 보여도 실제 자금은 전혀 다른 곳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 정리
· 주장 피해액 46억 8617만 엔 (2018~2024년)
· 회수액 약 18억 엔 / 청구액 28억 9688만 엔
· 피고 11 (개인 7명 + 법인 4개사)
· 수법 3종: 유사 상호 법인으로 라이선스료 수취 / 무단 송금 / 해외 재보험 경유
· 발각 계기: 2024년 2월경 국세 세무조사
· 제소일: 2026년 9월 2일, 도쿄지방재판소

물론 현재 알려진 내용은 모두 원고 측 주장입니다. 피고 측 반론과 법원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민사 소송인 만큼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작가 본인이 직접 회견장에 나서 수법과 경위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일본 콘텐츠 업계 전반의 저작권 수입 관리 관행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2026년 9월 2일 기자회견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이 아니므로, 사진 속 시설과 상황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On September 2, 2026, Masami Kurumada, the 72-year-old creator of the manga Saint Seiya, held a press conference in Tokyo and filed a damages suit at the Tokyo District Court. He alleges that a former accounting manager and associates siphoned roughly 4.686 billion yen from his copyright management companies between 2018 and 2024, using a look-alike corporate name to intercept overseas licensing fees, unauthorized transfers, and an offshore reinsurance scheme. About 1.8 billion yen has been recovered, and he is seeking the remaining 2.897 billion yen from eleven defendants. The scheme surfaced during a tax audit in early 2024. Kurumada said he nearly lost faith in people, apologized for a cancelled exhibition, and announced a new original-art show in Tokyo next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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