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사퇴 이후, 축구대표팀은 어디로? 모레노 임시 체제와 9월 A매치 총정리
2026년 9월 5일 | 대한민국 | 스포츠
2026년 9월 초, 포털과 검색창에 다시 '홍명보'라는 이름이 올라왔습니다. 이미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두 달이 넘은 인물인데도 검색량이 급증한 배경에는, 그가 떠난 자리를 둘러싸고 지금도 진행 중인 여러 가지 일이 겹쳐 있습니다. 새 임시 감독이 정해졌고, 9월 A매치 상대와 장소가 확정됐으며, 그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경찰 수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거취를 넘어 한국 축구 행정 전체가 시험대에 올라 있는 셈입니다.
▲ 수원월드컵경기장 내부 전경. 9월 24일 대표팀과 에콰도르의 평가전이 열리는 곳입니다. (2026년 2월 촬영 · ⓒ Korece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1.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3위로 멈춰선 여정
2026 FIFA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첫 대회였습니다. 12개 조에서 각 조 1·2위가 자동으로 32강에 오르고,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이 추가로 합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산술적으로는 조 3위를 해도 3분의 2 확률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대한민국은 A조에 편성돼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다른 조 3위 팀들과의 비교에서 상위 8개 팀 안에 들지 못하면서 32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확대된 대회 방식의 혜택조차 받지 못한 탈락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도 한국이 A조 3위로 상위 8개 팀에 들지 못해 탈락했고, 홍명보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전했습니다.
2. 탈락 다음 날 사퇴, "기준은 늘 한국 축구였다"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바로 다음 날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AFC 아시안컵까지 남아 있었지만, 월드컵 참패의 무게를 감안하면 사실상 경질에 가까운 자진 사퇴였습니다.
사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신의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선임 과정부터 대회 운영까지 2년 내내 따라다닌 비판에 대한 그 나름의 답변이기도 했습니다.
▲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2013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 위촉식 당시 모습입니다. (2013년 1월 촬영 · ⓒ Korea.net /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3. 침묵의 한 달, 그리고 7월의 입장문
사퇴 이후 홍 전 감독은 한동안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7월 9일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습니다. 성적 부진의 책임이 감독인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데 대해 사과했습니다.
같은 입장문에서 그는 자신과 가족을 향한 협박이 이어져 신변 안전을 우려한 끝에 미국에 머물러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 열릴 국회 차원의 청문회에는 출석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후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선임 절차와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질의를 받았습니다.
💡 알아두기
홍명보 전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역사상 유일하게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사령탑을 맡은 지도자입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26 북중미 월드컵, 두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여정이 끝났습니다.
4. 2014년과 2026년, 반복된 장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홍명보호는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때도 대표팀 소집과 명단 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컸고, 대회가 끝난 뒤 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12년이 지나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선 그는 같은 결말을 맞았습니다.
두 번의 실패가 온전히 한 사람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선수 시절 2002년 4강 신화의 주장이자 아이콘이었던 인물이 지도자로서 두 번 연속 같은 지점에서 멈춰 섰다는 사실은, 한국 축구가 선수 개인의 명성과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구분해 평가해 왔는지를 되묻게 합니다.
5. 선임 절차를 둘러싼 수사
홍 전 감독이 검색어에 계속 오르내리는 또 다른 이유는 2024년 선임 과정을 둘러싼 수사입니다. 당시 그는 최종 후보 3인 가운데 유일하게 면접이나 프레젠테이션 자료 제출 같은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선임됐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직접 자택을 찾아가 설득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강요·협박·업무방해·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장을 냈습니다. 경찰은 정 전 회장을 상대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를 조사했고, 8월 27일에는 협회 관계자 김정배 씨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아직 어느 것도 사실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며, 관련자들의 혐의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사안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이뤄진 감독 선임을 법적으로 무효화할 수는 없고, 협회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6. 새 사령탑은 스페인 출신 모레노 임시 감독
대한축구협회는 8월 11일 차기 감독 공개 모집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9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이사회를 열어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트 모레노(48) 감독을 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습니다.
모레노 감독은 9월과 10월 4경기, 11월 2경기까지 모두 6경기를 지휘합니다. 즉 2026년 하반기 A매치 일정 전체가 임시 체제로 치러지는 셈입니다. 임시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2027년 아시안컵을 앞두고 정식 사령탑에게 주어지는 준비 기간은 대단히 짧아집니다.
▲ 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스페인 출신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2024년 7월 촬영 · ⓒ Вячеслав Евдокимов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7. 9~10월 A매치 일정 총정리
대한축구협회가 8월 5일 발표한 일정에 따르면 9월과 10월 평가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 9월 24일 · 수원월드컵경기장 · 에콰도르전
- 9월 28일 · 서울월드컵경기장 · 우루과이전
- 10월 2일 · 울산문수축구경기장 · 베네수엘라전
- 10월 6일 · 용인 미르스타디움 · 우즈베키스탄전
9월 24일 에콰도르전은 추석 연휴 전날에 열립니다. 상대 면면을 보면 남미 강호가 둘이나 포함돼 있어,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점검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구성입니다. 다만 임시 감독 체제에서 치르는 친선경기인 만큼 결과보다 세대교체와 전술 실험의 성과를 어떻게 남기느냐가 관건입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9월 2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열립니다. (2016년 10월 촬영 · ⓒ Yanikor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8. 손흥민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
월드컵 실패의 후유증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과제는 세대교체입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며 네 번째 월드컵을 치렀습니다. 오랜 기간 대표팀 공격의 중심이자 주장으로 팀을 이끌어 왔지만, 2030년 대회까지를 내다본다면 그를 대체하거나 그와 함께 뛸 다음 세대를 지금부터 시험해야 합니다.
임시 감독 체제의 6경기는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친선경기 이상의 무게를 갖습니다. 정식 감독이 선임된 뒤에는 곧바로 아시안컵 본선이 기다리고 있어 실험할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2026년 하반기에 어떤 선수들을 발굴하고 어떤 조합을 확인하느냐가, 이후 몇 년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 손흥민.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네 번째 월드컵을 치렀습니다. (2024년 5월 촬영 · ⓒ Ujishadow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9. 정식 감독은 언제 정해지나
협회는 공개 채용 절차를 통해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는 방침입니다. 2026년 2월 개정된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을 준용하기로 한 것도, 2024년과 같은 절차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다만 절차를 촘촘히 만드는 일과 좋은 지도자를 데려오는 일은 다른 문제입니다. 월드컵 참패 직후라 협상력이 떨어져 있고,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임시 감독 체제가 길어지는 사이 정식 감독 후보군이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홍명보'라는 검색어가 사퇴 이후에도 계속 살아 있는 것은, 그의 거취 자체보다 그 이름이 상징하는 문제들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감독 한 명을 바꾸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지난 두 달이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2026년 9월 현재 시점에 촬영된 현장 사진이 아니므로, 사진 속 인물의 소속이나 경기장의 모습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Hong Myung-bo resigned as head coach of the South Korean men's national football team one day after the side finished third in Group A at the 2026 World Cup and missed the round of 32. In July he issued a public apology, admitting responsibility and explaining that threats against his family had kept him in the United States. Police are separately investigating allegations that the 2024 appointment process was improperly influenced; nothing has been established in court. On September 1 the Korea Football Association named Spaniard Robert Moreno as interim coach for six matches through November, starting with friendlies against Ecuador in Suwon on September 24 and Uruguay in Seoul on September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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