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과학 & 기술 Updated: 2026. 9. 28. 18:21 claudeb

아이폰 진동 기술 특허침해, 애플에 7조7000억원 배상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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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 미국(US) | 과학 & 기술

아이폰 진동 한 번에 7조7000억 원, 애플에 무슨 일이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침해 소송 배심 평결이 태평양 건너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까지 술렁이게 만들었습니다. 배심원단은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진동 기술, 이른바 '탭틱 엔진(Taptic Engine)'이 캘리포니아의 햅틱 기술 전문기업 택션 테크놀로지(Taction Technology)의 특허 두 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했고, 그 배상액으로 57억 2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조 7000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미국 특허소송 역사상 가장 큰 배상 평결로 기록되며, 기존 최고 기록의 2.6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국내 검색 트렌드에서도 '특허 침해'라는 단어가 짧은 시간에 검색량이 급증하며 실시간 인기 키워드 상위권에 올랐는데, 그만큼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 소식에 쏠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탭틱 엔진이란 어떤 기술인가

탭틱 엔진은 화면이나 버튼을 눌렀을 때 실제 기계식 버튼을 누른 듯한 촉각 반응을 만들어내는 애플 고유의 햅틱 피드백 장치입니다. 홈 버튼이 없는 아이폰에서 '누르는 느낌'을 구현하거나, 알림이 올 때 손목에 미세한 진동을 전달하는 애플워치의 핵심 부품이기도 합니다.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된 것은 저주파 진동으로 촉각을 구현하는 방식 자체였습니다. 배심원단은 아이폰 8 이후 출시된 제품과 애플워치 전 라인업에 이 기술이 쓰였다고 보고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애플의 침해 행위가 고의적이었다고는 판단하지 않아, 손해액을 최대 3배까지 늘릴 수 있는 징벌적 배상은 이번 평결에서 제외됐습니다.

▲ 이번 소송에서 쟁점이 된 탭틱 엔진이 처음 탑재된 아이폰 8과 아이폰 8 플러스 (2017년 촬영 · Tinh Tế Photo 제공, Wikimedia Commons, CC0)

💡 택션 테크놀로지는 2011년 설립된 캘리포니아 소재 스타트업으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용 촉각 피드백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회사입니다. 대형 제조사가 아닌 특허 기술 보유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는 사례가 최근 미국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5년을 끌어온 법정 다툼의 전말

이번 평결은 하루아침에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택션 테크놀로지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회사 측은 자사가 보유한 저주파 햅틱 진동 관련 특허를 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023년 1심에서는 오히려 애플이 승소하며 택션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8월, 항소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는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이번 재심에서 배심원단은 결국 택션의 손을 들어줬고, 5년 넘게 이어진 다툼은 일단 택션 테크놀로지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모습입니다. 물론 이것으로 소송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재판이 열린 곳, 그리고 평결의 무게

이번 재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연방지방법원, 정식 명칭으로는 에드워드 J. 슈워츠 미국 연방법원 청사에서 진행됐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연방지방법원은 실리콘밸리 인접 지역답게 특허·지식재산권 관련 대형 소송이 자주 열리는 법원 중 하나로 꼽힙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57억 2000만 달러라는 배상액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아직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담당 판사의 최종 검토 과정에서 배상액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고, 애플이 곧바로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상급 법원의 판단까지 받아야 하는 절차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과거 유사한 특허소송에서 항소를 통해 배상 판결 자체를 무효화하거나 금액을 대폭 낮춘 전례가 여러 차례 있어, 이번에도 최종 배상액은 7조 7000억 원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이번 재판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연방지방법원 청사, 에드워드 J. 슈워츠 미국 연방법원(샌디에이고 소재) (2008년 촬영 · 미국 연방 사법부(Federal Judiciary) 제공,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애플의 입장과 앞으로의 전망

애플은 평결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재판 과정에서 진행한 자체 기술 검증 결과, 탭틱 엔진은 택션 테크놀로지의 기술과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애플로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금전적 문제를 넘어,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핵심 사용자 경험 중 하나인 촉각 피드백 기술의 정당성이 걸린 사안이라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평결이 애플의 신제품 출시 일정이나 기존 제품의 판매·서비스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소 절차가 최소 1~2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이용에 즉각적인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애플 파크' (2019년 촬영 · ⓒ Arne Müseler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DE)

애플워치까지 번진 영향, 그리고 왜 미국에서 이런 소송이 잦을까

이번 판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침해가 인정된 범위가 아이폰에 그치지 않고 애플워치 전 라인업까지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손목에 알림을 전달하는 애플워치의 진동 방식도 동일한 탭틱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렇게 스타트업이나 특허 전문 기업이 대형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보도에 따르면 특허관리전문회사, 이른바 NPE가 제기한 해외 특허분쟁이 최근 1년 새 수백 건에 달하며, 국내 기업들 역시 소송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하드웨어 혁신 속도가 둔화된 대신, 축적된 원천 특허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오히려 더 치열해지는 흐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아이폰과 동일한 탭틱 엔진 방식의 햅틱 피드백을 사용하는 애플워치 시리즈4 (2020년 촬영 · ⓒ Dnkography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국내 기업에도 남 일이 아닌 이유

이런 대형 특허소송이 유독 미국에서 자주 벌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배심원 재판 제도와 막대한 손해배상 가능성 때문에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올 여지가 크고, 이 때문에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이 소송지를 미국으로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언론 보도를 보면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해외 특허분쟁 493건 가운데 490건이 우리 기업이 피소당한 사례였을 정도로, 한국 기업들은 원고보다는 피고 입장에 놓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최근에는 대만계 특허 관리 회사가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의 냉장고와 갤럭시 스마트폰까지 정조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애플이 이번에 겪은 것과 비슷한 구도의 분쟁이 국내 대표 제조사들에게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소송이 걸리고 나서 대응하기보다, 평소 특허 포트폴리오를 촘촘히 관리하고 잠재적 분쟁 가능성을 미리 점검하는 방어적 특허 전략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정리하면, 이번 평결은 ① 아직 최종 확정된 배상액이 아니며 ② 애플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최소 1~2년의 법적 다툼이 더 남아 있고 ③ 그럼에도 미국 특허소송 사상 최대 규모라는 상징성만큼은 이미 확보한 사건이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둘 만합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이번 배심 평결(2026년 9월) 현장을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기사에서 다루는 제품·법원·본사 건물을 각기 다른 시점에 촬영한 참고 사진이므로 현재 모습과 세부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A U.S. federal jury in San Diego ordered Apple to pay Taction Technology about $5.72 billion, the largest patent verdict in U.S. history, after finding that the Taptic Engine haptic feedback used in iPhones since the iPhone 8 and in Apple Watch models infringed two Taction patents. The jury found no willful infringement, so punitive damages were excluded. Apple said its own testing shows the Taptic Engine works fundamentally differently and vowed to appeal immediately. Legal experts expect the final damages figure to be reduced during post-trial review or on appeal, a process that could take a year or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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