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급상승,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왜 1년째 멈춰 있나
2026.10.06 | 대한민국 | 과학 & 기술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인가
6일 새벽 구글 트렌드 대한민국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스테이블코인'이 올랐습니다. 검색량은 1만 건 이상으로 집계됐고, 급상승이 시작된 지 약 11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활성 상태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연예인 이름이 줄줄이 늘어선 목록 사이에서 눈에 띄는 규모는 아니지만, 법안과 제도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가 일반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는 점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문제가 업계 내부 이야기를 넘어 일반 이용자의 관심권으로 들어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입니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출렁이지 않도록 발행사가 같은 가치의 준비자산을 쌓아 두고,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법정화폐로 바꿔 주는 구조를 약속합니다. 해외 송금, 가상자산 거래소의 기준 결제 수단, 온라인 결제 등에 쓰이면서 이미 전 세계 디지털 금융의 배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서울 여의도에 있는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2023년 7월 촬영 · ⓒ Cjb8293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9월 30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에서 나온 발언
이번 관심의 직접적인 불씨로 꼽히는 것은 9월 3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6(KBW2026)'입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민 의원은 현재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이 지분 50%에 1주를 더한 만큼을 가져야 하느냐, 다른 사업자도 발행할 수 있게 하느냐가 쟁점이 되고 있다고 짚으면서도, 이 논쟁이 핵심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그의 논리는 분명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은 은행이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1대1 준비자산과 상환 구조를 어떻게 보존하고 검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그리고 JP모건·블랙록·도이치뱅크·비자 같은 전통 금융회사가 디지털자산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흐름을 근거로 들었고,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결단이 부족하다며 즉각적인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전신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입구 (2012년 촬영 · ⓒ Michaela den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 핵심 정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발행사 지분의 50%+1주를 은행이 가져야 하느냐는 이른바 '51% 룰'. 둘째,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어디까지 허용하느냐입니다.
1년 넘게 표류 중인 법안, 무엇이 막고 있나
관련 법안은 2025년 6월 민병덕 의원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면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투데이가 9월 16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정부·여당은 9월 중 통합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9월 30일 시점에도 금융위원회의 정부안은 제출되지 않았고,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무산됐다고 전해집니다.
가장 큰 충돌 지점은 한국은행의 입장입니다.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민간이 발행하는 지급결제 수단인 만큼 대규모 인출 사태나 준비자산 부실이 생기면 통화정책과 거시금융 시스템 전반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래서 제도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은행 중심 구조가 필요하다는 쪽입니다. 반대편의 핀테크와 기술기업은 51% 룰을 법으로 못 박으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기존 금융권의 기득권 구조로 굳어지고 혁신적인 사업 모델은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합니다.
▲ 국내 시중은행 본점 건물의 예 (우리은행 본점, 2020년 6월 촬영 · 참고 이미지 · ⓒ Magneta6006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거래소 대주주 지분 한도 논쟁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규제입니다.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정부안에서는 대주주 지분을 20% 이하로 제한하고, 혁신성 요건을 충족하면 34%까지 예외로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시장 독과점을 막아야 한다는 정책적 필요와, 민간 기업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대목입니다.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는 이 글에서 단정할 수 없지만, 숫자 하나하나가 업계 지형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시간표도 여유롭지 않습니다. 같은 보도에서는 9월을 넘기면 10월 국정감사와 11~12월 예산 심사 일정에 밀려 연내 처리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10월이라는 점에서, 이번 관심 급증은 입법 일정이 실제로 갈림길에 서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논쟁을 서로 다른 두 가지 불안의 충돌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통제되지 않은 민간 결제수단이 금융 안정을 해칠까 걱정하고, 신생 기업과 거래소는 규제가 기존 대형 금융사에게만 유리하게 짜일까 걱정합니다. 두 걱정 모두 근거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기보다는 은행 참여를 일정 부분 보장하되 비은행 사업자에게도 문을 여는 절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자주 거론됩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 용역보고서가 은행을 먼저 허용하고 비은행에는 별도의 자본금 요건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 논쟁의 승패는 법 조문 한 줄이 아니라 시행령과 감독 기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자본금을 얼마로 정할지, 준비자산에 어떤 종류의 자산을 인정할지, 이용자가 상환을 요구할 때 며칠 안에 돌려줘야 하는지 같은 세부 기준이 실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된다고 끝이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질 하위 규정 논의까지 함께 지켜봐야 전체 그림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노트북 키보드 위에 놓인 실물 비트코인 모형 코인 (2023년 2월 촬영 · 참고 이미지 · ⓒ Satheesh Sankara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해외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국내 논의가 늦어지는 사이 해외 규제는 앞서가고 있습니다. 보도에서는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내년 1월 18일 본격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틀이 완성되면 달러 코인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국내 규제 공백 속에서 원화의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법제화를 서두르자는 쪽의 걱정입니다. 민 의원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고 표현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준비자산이 부실해지거나 대규모 상환 요구가 몰리면 어떻게 되는지는 해외 사례에서도 여러 번 확인된 위험입니다. 결국 핵심은 누가 발행하느냐보다 준비자산을 얼마나 투명하게 쌓고, 상환을 얼마나 확실히 보장하느냐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부분은 여야와 금융당국, 한국은행, 업계가 모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일반 이용자가 알아둘 점
스테이블코인이 처음이라면 구조부터 이해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발행사는 이용자에게 돈을 받아 그만큼의 예금이나 단기 국채 같은 준비자산을 보관하고, 같은 액수의 코인을 내줍니다. 이용자가 코인을 돌려주면 준비자산에서 법정화폐를 내주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가 믿을 만한지는 준비자산이 정말 코인 발행량만큼 있는지, 그 자산이 쉽게 현금화되는지, 외부 감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법안 논의에서 준비자산 비율과 공시 의무가 계속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하나 짚어 둘 점은 제도가 정해져야 은행과 결제업체, 핀테크 기업이 실제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발행 주체의 자격, 자본금 기준, 이용자 보호 장치가 모두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기업들도 투자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가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법이 늦어질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그 사이 해외 달러 코인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반대로 서둘러 만든 법이 허점을 남기면 나중에 이용자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반론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검색량 급증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해외 거래소나 해외 송금 서비스를 통해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접하고 있고, 그 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가 자신의 지갑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감각이 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가 이어지는 동안 관련 보도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쟁점별로 누가 어떤 근거를 내세우는지 차분히 비교해 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
첫째, 금융위원회가 정부안을 언제 국회에 내느냐입니다. 둘째, 정무위원회 공청회가 새로 잡히는지, 그리고 국정감사 기간 중 스테이블코인 질의가 얼마나 나오는지입니다. 셋째, 51% 룰과 거래소 지분 한도에서 절충안이 나오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연내 입법 가능성을 가늠하는 가장 현실적인 지표입니다. 일반 이용자에게도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법이 만들어지면 해외 송금이나 결제,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구조가 달라질 수 있고, 반대로 제도 공백이 길어지면 달러 코인 이용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정리한 것이며, 법안의 세부 내용과 일정은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투자나 거래 판단은 반드시 최신 공식 발표와 본인의 판단에 따라 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은행 건물과 비트코인 코인 사진은 참고 이미지이고, 기사에서 다루는 2026년 시점에 촬영된 현장 사진이 아니므로 사진 속 시설이나 상황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Searches for "stablecoin" surged in South Korea on October 6, 2026. The spark was a September 30 speech at Korea Blockchain Week by Rep. Min Byung-deok, who urged swift passage of the Digital Asset Basic Act and a won-denominated stablecoin as dollar stablecoins spread. The bill has been stalled for over a year over whether banks must hold a 50%-plus-one-share stake in issuers and how much of an exchange a major shareholder may own. The government bill has yet to be submitted, and a public hearing failed to be scheduled. With the audit season and budget talks approaching, passage this year is uncer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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