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건강 Updated: 2026. 9. 13. 12:19 claudeb

일본이 '마운자로'를 검색하는 이유 — 당뇨약 매출 1,300억 엔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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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3일 | 일본(JP) | 건강

2026년 9월 13일 낮, 구글 트렌드 일본 건강 카테고리 검색어 맨 위에 낯선 단어 하나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マンジャロ", 우리말로 마운자로(Mounjaro)입니다. 검색량은 2,000건을 넘었고 증가율은 300%를 웃돌았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갑자기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를 찾은 것은 아닙니다. 이 단어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만든 2형 당뇨병 치료 주사제의 상품명입니다.

검색어가 튀어오른 직접적인 계기는 하루 전인 9월 12일 일본 매체들이 일제히 전한 한 줄의 숫자였습니다. 마운자로의 2025년도 일본 국내 매출이 1,300억 엔에 이르러 전체 의약품 가운데 4위로 뛰어올랐다는 보도였습니다. 발매 3년도 채 되지 않은 약이 항암제와 항응고제가 줄지어 선 상위권을 뚫고 들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록에는 축하만 붙지 않았습니다. 기사 제목마다 따라붙은 표현이 "부적절한 사용이 사회 문제화된 지 오래"였습니다.

마운자로는 어떤 약인가

마운자로의 성분명은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입니다. 우리 몸이 음식을 먹었을 때 분비하는 두 가지 장 호르몬 수용체, 즉 GLP-1GIP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른바 이중 작용제입니다. 기존 GLP-1 계열 약이 한쪽 문만 두드렸다면, 티르제파타이드는 두 문을 함께 여는 셈입니다. 그 결과 인슐린 분비를 돕고 위 배출을 늦추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킵니다. 혈당을 낮추는 약으로 개발됐지만, 임상에서 체중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현상이 함께 관찰되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2022년 9월 26일 2형 당뇨병을 대상 질환으로 제조판매 승인을 받았고, 실제 발매는 2023년 4월 18일에 이뤄졌습니다. 승인과 발매 사이에 반년 넘는 공백이 있었던 이유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마운자로를 포함해 GLP-1 계열 전체의 세계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주 1회 피하주사하는 형태이며, 일본에서는 2.5mg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용량을 올리는 "아테오스" 펜 제형이 쓰입니다.

▲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 주사제 마운자로 킥펜 5mg 실물 (2025년 촬영 · ⓒ Raimond Spekking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3년 만에 매출 1,300억 엔, 무엇이 이 숫자를 만들었나

시장조사기관 IQVIA 집계에 따르면 2025년도 일본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1조 8,000억 엔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습니다. 매출 1,000억 엔을 넘긴 제품은 11개였고, 그중 마운자로는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하며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순위는 4위에서 8위까지 엇갈리지만, 성장 속도 자체가 전례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 성장의 상당 부분이 당뇨병 환자 증가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1년 사이 세 배로 뛴 일은 없습니다. 대신 늘어난 것은 미용·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한 자유진료(비보험 진료) 처방이었습니다. 온라인 진료 플랫폼과 미용 클리닉이 "살 빠지는 주사"라는 이름으로 마운자로를 광고했고,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이 이 약을 손에 넣었습니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보험 약가에 묶이지 않는 자유진료 시장은 매력적인 확장 경로였습니다.

▲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일라이 릴리 본사 (2011년 촬영 · ⓒ Paul Sablema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후생노동성이 움직인 2026년 6월

일본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두 차례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냈습니다. 먼저 6월 5일 우에노 후생노동상은 기자회견에서 SNS를 통한 마운자로 개인 간 매매를 지목하며 "주의 환기를 강화하고 법 위반에는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적응증을 벗어난 처방을 반복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출입검사와 시정명령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뜻도 함께 내놨습니다.

이어 6월 16일에는 후생노동성이 도도부현을 거쳐 전국 의료기관에 적정 사용 철저를 요청하는 통지를 발출했습니다. 통지문은 마운자로를 비롯한 2형 당뇨병 치료제를 본래 목적 외로 사용할 경우 저혈당, 급성 췌장염, 구토 같은 부작용으로 건강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웹사이트 광고를 할 때도 부작용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고, 제조판매업자에게도 별도 통지를 보내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한 주의 환기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습니다.

▲ 일본 후생노동성이 입주해 있는 도쿄 가스미가세키 중앙합동청사 제5호관 (2007년 촬영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 적응외 사용이란
의약품이 허가받은 질환·용법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것을 말합니다. 의사의 재량으로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부작용이 생겨도 의약품 부작용 피해 구제 제도의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개인이 해외에서 직접 들여오거나 SNS에서 사들이는 경우라면 위험은 더 커집니다. 위조품이나 변질된 제품이 섞일 수 있고, 중대한 부작용이 왔을 때 상의할 의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만 치료제는 따로 있다 — 젭바운드와 위고비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일본에는 이미 같은 성분의 비만증 치료제가 정식으로 존재합니다. 젭바운드(Zepbound)입니다. 성분은 마운자로와 똑같은 티르제파타이드이지만, 적응증을 비만증으로 따로 받은 제품입니다. 2024년 12월 27일 승인, 2025년 3월 19일 약가 등재를 거쳐 2025년 4월 국내 발매됐습니다.

그런데 보험이 적용되는 문턱이 높습니다. BMI 35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두 가지 이상의 건강 장애를 동반해야 하고, 고혈압·이상지질혈증·2형 당뇨병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6개월 이상 식사·운동요법을 먼저 시행했어야 합니다. 처방 가능한 시설도 일본내분비학회·일본당뇨병학회·일본순환기학회의 교육연수시설 인증 등 요건을 충족한 곳으로 제한돼, 사실상 대학병원급 대형 의료기관에 몰려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도 비슷한 조건을 안고 있습니다. 두 약의 직접 비교 임상인 SURMOUNT-5에서는 72주 시점 평균 체중 감소율이 티르제파타이드 20.2%, 세마글루타이드 13.7%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심혈관 예후에 관한 축적된 근거는 세마글루타이드 쪽이 앞선다는 평가도 있어,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주사 펜 오젬픽 실물 (2023년 촬영 · ⓒ HualinXMN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가장 아픈 대목 — 정작 필요한 환자에게 가지 않는다

이번 보도가 단순한 매출 기사에 그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비만증 적응 기준에 해당하는 환자는 약 6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젭바운드나 위고비로 실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처방 시설 제한, 까다로운 보험 조건, 공급 부족이 겹친 결과입니다.

같은 성분의 약이 한쪽에서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건강한 사람에게 자유진료로 흘러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작 치료가 필요한 중증 비만 환자와 당뇨병 환자가 약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매출 1,300억 엔이라는 숫자가 마냥 반갑게 읽히지 않는 이유입니다.

▲ 마운자로 킥펜의 주사 바늘 쪽을 확대한 모습 (2025년 촬영 · ⓒ Raimond Spekking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한국은 어떨까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위고비가 2024년 10월 먼저 출시됐고, 마운자로는 2025년 8월 20일 저용량(2.5mg·5mg)부터 국내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7.5mg이 10월, 10mg이 11월에 순차 출시되며 용량 라인업이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후발주자였던 마운자로가 누적 처방 건수에서 위고비를 앞지르는 데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위고비의 누적 처방은 2026년 5월까지 약 122만 9,000건이었고, 마운자로는 15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우려를 낳는 대목은 연령대입니다. 10대 청소년 처방이 2026년 1월 1,739건에서 5월 2,594건으로 다섯 달 만에 약 1.5배 늘었습니다. 두 약 모두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용량에 따라 월 27만 원대부터 70만 원대까지 비용이 듭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제품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러 병원을 돌며 처방을 받는 이른바 원정 처방과 중복 처방을 제한하기 위한 관리 강화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이 6월에 겪은 논쟁을, 한국은 조금 다른 순서로 통과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마운자로는 잘 듣는 약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혈당을 조절하려고 만든 약이 체중계 숫자를 바꿔놓자, 약이 향해야 할 방향과 시장이 끌고 가는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6월 통지와 9월의 매출 보도는 같은 현상의 앞뒷면입니다.

이 약을 고려하고 있다면 기억해 둘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마운자로는 당뇨병 치료제이고 체중 감량용으로 허가된 제품은 젭바운드와 위고비로 따로 있습니다. 둘째, 저혈당과 급성 췌장염을 포함한 부작용이 보고돼 있어 반드시 의사의 관리 아래 써야 합니다. 셋째, SNS 개인 거래나 해외 직구로 구한 제품은 위조품 위험과 함께 부작용 피해 구제에서도 배제될 수 있습니다. 검색어 순위에 오른 약일수록, 순위가 아니라 처방전을 보고 판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2026년 9월 시점에 촬영된 현장 사진이 아니므로, 사진 속 제품 포장이나 건물 외관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Mounjaro (tirzepatide) topped Japan's health search trends on September 13, 2026, after reports that the Eli Lilly diabetes drug reached 130 billion yen in domestic sales for fiscal 2025, making it one of the country's best-selling medicines. Much of that growth came from off-label, self-pay prescriptions for weight loss. Japan's health ministry issued a nationwide notice on June 16 urging proper use, warning of hypoglycemia and acute pancreatitis, while the health minister pledged action against unlicensed SNS resales. Meanwhile, fewer than 1% of Japan's roughly 6 million eligible obesity patients receive approved treatments such as Zepbound or Wego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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