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건강 Updated: 2026. 9. 28. 12:13 claudeb

치매 100만 명 시대, 사천 갯바위 고립 사고가 보여준 위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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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 대한민국 | 건강

오늘 '치매'가 검색어에 오른 이유

9월 28일 낮 12시를 갓 넘긴 시각, 구글 트렌드 '실시간 인기' 검색어 건강 카테고리에 '치매'가 검색량 2천 회 이상, 직전 시간대 대비 1,000% 넘게 치솟으며 이름을 올렸다. 특정 연예인 이슈 하나 때문이 아니라, 최근 며칠 새 쏟아진 치매 관련 소식들이 한꺼번에 검색으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전날 경남 사천에서 벌어진 갯바위 고립 사고, 국내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예고하는 통계, 예산은 줄어드는데 환자는 계속 느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겹치면서 하루 사이 치매를 둘러싼 뉴스가 유독 많았다.

▲ 알츠하이머병(AD)·루이소체 치매(DLB)·정상 대조군(NC)의 뇌 MRI 비교 영상. 빨간 박스로 표시된 해마 부위의 위축 정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7년 촬영 · ⓒ McKeith IG, Boeve BF, Dickson DW 외 / Wikimedia Commons, CC BY 4.0)

사천 갯바위 고립 사고, 치매 실종의 민낯

전날인 9월 27일 오후 1시 5분경, 경남 사천시에서 치매를 앓는 60대 남성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관 2명이 휴대전화 위치 조회로 추적한 끝에 모례항 인근 갯바위에서 A씨를 발견해 보호하던 중, 오후 6시 8분경 밀물이 빠르게 들어오면서 진입로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결국 A씨를 보호하던 경찰관 2명까지 갯바위에 함께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고를 받은 사천해양경찰서는 구조대와 인근 파출소 육상 순찰팀을 현장에 투입했고, 슬립웨이(경사로형 구조 장비)를 이용해 고립된 3명을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다행히 세 사람 모두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치매 환자를 찾던 구조자까지 함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알려지며 온라인에서도 화제가 됐다.

▲ 대한민국 해양경찰청 소속 5001함 '삼봉호'. 이번 사천 갯바위 고립 사고를 직접 수습한 함정은 아니며, 해경의 구조 활동을 보여주는 참고 이미지다 (2019년 촬영 · 참고 이미지 · 대한민국 해양경찰청 제공, 공공누리 제1유형)

💡 치매 환자의 실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억력과 방향 감각이 저하된 치매 환자는 익숙한 동네에서도 길을 잃기 쉽고, 계절과 시간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위험한 장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사천 사례처럼 밀물·썰물의 영향을 받는 해안가나 갯바위는 특히 위험한데, 물때를 가늠하지 못한 채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 실종, 구조자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의 실종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에 나서는 이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회적 위기"라고 지적한다. 이번 사천 사고처럼 실종자를 찾던 경찰관이나 자원봉사자가 함께 위험에 처하는 사례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위치추적기 보급 확대, 지역사회 조기 신고 체계, 배회감지기 대여 서비스 등이 더 촘촘하게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여러 지자체가 치매 어르신에게 위치추적기를 무료로 대여하고, 인근 상가·주민과 연계한 '실종 예방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지만, 보급률과 인지도는 지역마다 편차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치매 환자, 올해 100만 명 시대로

통계로 보면 상황은 더 뚜렷해진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2022년 93만 5,086명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2026년 안에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을 것으로 예측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환자 수가 58%가량 급증했지만 전체 인구 대비 유병률은 9% 안팎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어, 결국 고령 인구 자체가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환자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사회적 준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50년에는 치매 환자가 3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지금의 돌봄 체계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관리 비용, 줄어드는 현장 예산

치매 관리 비용 부담도 가볍지 않다.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2010년 1,851만 원에서 2021년 2,112만 원으로 늘었고, 같은 해 국가 전체로는 약 18조 7,000억 원, 국내총생산(GDP)의 0.91%에 달하는 비용이 치매 관리에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2040년에는 관련 비용이 56조 9,000억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정작 치매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예산은 2019년 2,363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지난해 1,782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849억 원으로 소폭 늘어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일선 치매안심센터의 예산은 2024년 1,670억 원에서 지난해 1,505억 원으로 165억 원이나 줄면서, 간호사와 임상심리사 같은 필수 인력조차 제때 채용하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현장의 손은 오히려 부족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인 셈이다.

"나이 탓이겠지"라고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은 조기 발견이다. "깜빡깜빡하는 게 그저 나이 탓이겠지"라며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치매는 발견이 늦어질수록 되돌리기 어려운 병이다.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발견해 관리하면 증상 진행을 늦추거나 일부는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 병원을 찾으면 손쓸 수 있는 방법이 크게 줄어든다.

▲ 정상 뇌(왼쪽)와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오른쪽)의 PET 스캔 비교 영상. 알츠하이머병 뇌에서는 포도당 대사가 뚜렷하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2013년 촬영 · 미국 국립보건원(NIH)·보건복지부 제공, Public Domain)

건강 전문가들은 하루 7~9시간의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기억력 저하가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에서 선별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 인지선별검사를 상시 운영하고 있어, 큰 비용 부담 없이 조기 점검이 가능하다.

치매극복의 날, 달라지는 돌봄의 방식

어두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각 지역에서는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환자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경기 시흥시 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는 치매 환자 음악단 '뷰티풀메모리즈'는 경기도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였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해온 치매 예방 프로그램 '일상예찬'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음악과 미술 같은 문화적 접근을 통해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회와의 연결을 이어가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치매는 더 이상 환자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사천 갯바위 사고가 보여주듯 실종 대응 체계를 촘촘히 갖추는 일과, 100만 명 시대에 맞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는 일, 그리고 음악·미술 같은 문화적 돌봄으로 환자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와 출처를 함께 적었습니다. 해양경찰 함정 사진은 이번 사천 갯바위 고립 사고 현장을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닌 참고 이미지이며, 뇌 영상 자료 역시 특정 시점의 뉴스 현장이 아닌 의학 자료용 이미지임을 밝힙니다.

📘 English Summary

"Dementia" trended in South Korea on September 28, 2026, after two police officers became stranded on tidal rocks in Sacheon while rescuing a missing man with dementia on September 27. All three were safely rescued. The incident highlights a growing crisis: Korea's dementia patients are expected to surpass one million in 2026, with annual per-patient care costs exceeding 21 million won and total national costs near 18.7 trillion won. Yet dementia-care budgets have shrunk since peaking in 2019, leaving local dementia centers short on nurses and clinical psychologists. Experts urge earlier screening, since dementia is far harder to reverse once diagnosis is delayed. Amid the grim statistics, community programs marking "Dementia Overcome Day" — including a patient choir and an award-winning art-therapy program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 show new, culturally driven approaches to dementia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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