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엔터테인머트 Updated: 2026. 9. 17. 06:18 claudeb

VIVANT 감독 후쿠자와 가쓰오 파워하라 인정, 조감독 전치 1개월 골절… TBS는 왜 그를 다시 현장에 세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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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7일 | 일본 | 엔터테인먼트

9월 16일 밤부터 일본 구글 트렌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후쿠자와 가쓰오(福澤克雄)'라는 이름이 갑자기 튀어 올랐습니다. 검색량 1만 건 이상, 상승률 1,000% 이상. 같이 붙어 오른 연관 검색어는 'vivant 감독', '후쿠자와 가쓰오 씨'였습니다. 일본 드라마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최고 시청률 42.2%를 찍은 《한자와 나오키》를 만든 사람, 그리고 2023년 일본 열도를 추리 열풍에 빠뜨린 《VIVANT》의 연출자입니다.

이번에 이름이 오른 이유는 작품 때문이 아닙니다. 주간지 주간분슌(週刊文春)이 9월 16일 보도한 촬영 현장 폭력·괴롭힘 의혹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보도에 대해 방송사 TBS가 "조사 결과 파워하라(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언동이 인정됐다"고 답변하면서,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된 상태가 됐습니다.

▲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TBS 방송센터. 이번 사안의 조사와 처분을 맡은 방송사다. (2020년 5월 촬영 · ⓒ Suicasmo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1. 보도된 내용 — 리허설 중 조감독이 전치 1개월 골절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상황이 벌어진 것은 2025년 12월, 가나가와현에 있는 TBS 미도리야마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VIVANT》 속편 리허설 도중이었습니다. 후쿠자와 감독이 조감독을 향해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게 만들지 마라"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직후 조감독이 밀려 넘어지면서 전치 1개월의 골절상을 입었다는 것이 보도의 요지입니다.

여기서 짚어둘 부분이 있습니다. 넘어지는 순간의 구체적인 동작이나 고의성 여부는 보도된 관계자 증언에 근거한 것이고, 제3자가 검증한 영상 기록이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상이 발생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괴롭힘으로 인정됐다는 사실은 TBS가 스스로 확인해 준 부분입니다. 피해를 입은 조감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TBS는 취재에 대해 "조사 결과, 파워하라스먼트에 해당하는 언동이 인정되어 엄정하게 인사상의 조치를 실시했다"고 답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 '인사상의 조치'는 2026년 2~3월경 약 1개월간의 근신 처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일본의 '파워하라(パワハラ)'란
Power Harassment의 일본식 줄임말로, 직장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을 뜻합니다. 일본은 2020년 이른바 '파워하라 방지법'을 시행해 대기업에 예방 조치를 의무화했고, 2022년부터는 중소기업에도 전면 적용했습니다. 폭언, 신체적 공격, 인간관계 차단, 과도한 요구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2. 논란의 핵심은 '처분의 무게'

일본 온라인에서 논의가 격화된 지점은 사건 자체보다 그 이후입니다. 파워하라가 인정되고 한 달 근신을 받은 감독이, 그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같은 작품의 연출자로 복귀했다는 점입니다.

《VIVANT》 속편은 2026년 7월 26일부터 TBS 일요극장 슬롯에서 2쿨 연속으로 방송되고 있습니다. 후쿠자와 감독은 원안·연출·프로듀서를 모두 맡은 사실상의 총책임자입니다. 즉, 부상을 입힌 현장의 최고 책임자가 근신을 마친 뒤 그대로 그 현장의 지휘봉을 되찾은 셈입니다.

이 사안이 1년 가까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됩니다. 사고는 2025년 12월, 처분은 2026년 2~3월인데, 공론화된 것은 2026년 9월 중순 주간지 보도 이후입니다. TBS가 자발적으로 공표한 적은 없습니다. 흥행이 확실한 간판 IP의 제작 일정과, 내부 징계의 공개 사이에서 무엇을 우선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TBS 본사에 인접한 복합시설 아카사카 사카스. TBS의 드라마·이벤트 브랜딩 거점으로 쓰인다. (2009년 10월 촬영 · ⓒ Steve Nagata / Wikimedia Commons, CC BY 2.0)

3. 후쿠자와 가쓰오는 누구인가

후쿠자와 가쓰오는 1964년 도쿄 출생입니다. 게이오기주쿠 유치사(초등부)부터 대학까지 이른바 '순혈 게이오' 코스를 밟았고, 게이오기주쿠대 법학부를 졸업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럭비부에서 뛴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졸업 후 후지필름에 입사했지만 영상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접지 못해 1989년 도쿄방송(현 TBS 텔레비전)에 다시 들어갑니다. 이후 《사탕수수밭의 노래》(2003), 《모래 그릇》(2004), 《화려한 일족》(2007), 《한자와 나오키》(2013), 《시타마치 로켓》(2015) 같은 굵직한 작품을 연달아 연출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는 최고 시청률 42.2%를 기록하며 "당한 만큼 갚아준다, 배로 갚아준다"라는 대사를 그해 유행어로 만들었습니다. 도쿄 드라마 어워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그랑프리를 동시에 받았고,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조사에서 '일본에서 시청률을 가장 잘 뽑는 드라마 감독'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 게이오기주쿠대학 미타 캠퍼스. 후쿠자와 감독이 유치사부터 대학까지 다닌 학교다. (2018년 10월 촬영 · ⓒ Kakida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또 하나 자주 언급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는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현손(玄孫), 즉 5대손입니다. 게이오기주쿠를 세운 그 인물이자, 2024년 새 지폐가 나오기 전까지 일본 1만 엔권에 오래 실렸던 얼굴입니다. 일본 언론이 그를 소개할 때 거의 빠지지 않는 수식어이기도 합니다.

▲ 후쿠자와 유키치. 게이오기주쿠 창립자이며 후쿠자와 가쓰오 감독의 고조부다. (1891년 촬영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4. 왜 하필 《VIVANT》인가 — 규모가 만든 압력

《VIVANT》는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사카이 마사토가 주연을 맡았고, 아베 히로시·니카이도 후미 등이 함께했습니다. 상사 직원이 거액 오송금 사건을 쫓아 중앙아시아의 가상 국가로 향한다는 설정으로, 방영 내내 SNS에 '고찰(考察)'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이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제작 규모였습니다. 일본 지상파 드라마로는 드물게 몽골 현지에서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한 화당 제작비가 통상 드라마의 몇 배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왔습니다. 속편 역시 2026년 7월부터 2쿨 연속 편성이라는, 지상파에서는 이례적인 규모로 기획됐습니다.

▲ 몽골 고비 지역의 초원과 사막 지대. 《VIVANT》는 몽골 현지 로케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0년 7월 촬영 · 참고 이미지 · ⓒ Marcin Konsek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규모가 크다는 것은 현장의 압력도 크다는 뜻입니다. 해외 로케이션, 대규모 엑스트라, 빡빡한 편성 일정이 겹치면 현장 책임자에게 권한이 극단적으로 집중됩니다. 일본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조감독·제작부는 대부분 프리랜서이거나 제작사 소속이라, 방송사 소속 정직원 감독과의 관계에서 구조적으로 약자가 되기 쉽습니다.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조건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유입니다.

5. 후지TV 사태 이후 8개월, 바뀐 것과 안 바뀐 것

이번 건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에는 후지테레비 사태가 있습니다. 2026년 3월 31일 공표된 후지TV 제3자위원회 보고서는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중대한 인권 침해"를 인정하고, 경영진의 인권 의식 결여와 이사회 거버넌스의 취약성을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인권 존중을 축으로 한 경영 체제 구축, 그리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 전체의 협력을 제언했습니다.

▲ 도쿄 오다이바의 후지테레비 본사. 2026년 3월 제3자위원회 보고서가 업계 전반의 인권 의식 문제를 지적했다. (2006년 5월 촬영 · ⓒ Mark J. Nelson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그 제언이 나온 지 약 반년. 이번에 드러난 것은 다른 방송사의 사례지만, 구조는 닮아 있습니다. 내부 조사로 괴롭힘을 인정하고도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고, 흥행 IP의 책임자는 현장에 복귀했습니다. 제도가 작동하긴 했으나 '조사 → 인정 → 처분' 단계에서 멈췄고, 투명성과 재발 방지라는 다음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참고로 일본은 2026년 10월 1일부터 커스터머 하라스먼트 대책과 구직자에 대한 성희롱 방지 조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됩니다. 괴롭힘을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관리해야 할 리스크로 다루는 방향으로, 제도는 분명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작 현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그 제도가 어디까지 실제로 작동하느냐입니다.

6. 한국 시청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이유

《한자와 나오키》와 《VIVANT》는 한국에서도 OTT를 통해 꾸준히 소비돼 온 작품입니다. 사카이 마사토라는 배우의 이름값도 낮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은 단순한 해외 연예 가십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콘텐츠가 어떤 노동 조건에서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한국 제작 현장도 비슷한 논의를 거쳐 왔습니다. 스태프 표준근로계약, 주 52시간 적용, 현장 괴롭힘 신고 창구 같은 장치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아 왔지만, 촬영이 몰리는 시기에는 여전히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본에서 벌어진 이번 일은 '작품의 완성도'와 '현장의 안전'을 맞바꿔도 되는가라는, 어느 나라 제작 현장에나 해당하는 질문을 다시 꺼내놓은 셈입니다.

📌 정리
· 2025년 12월 TBS 미도리야마 스튜디오, 《VIVANT》 속편 리허설 중 조감독이 전치 1개월 골절
· TBS는 "파워하라에 해당하는 언동 인정, 엄정한 인사상 조치" 확인 (보도상 약 1개월 근신)
· 후쿠자와 감독은 속편 연출에 복귀, 2026년 7월 26일부터 2쿨 연속 방송 중
· 사안은 2026년 9월 16일 주간지 보도로 처음 공론화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2026년 9월 현재의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아니므로, 사진 속 건물·시설의 모습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몽골 사진은 《VIVANT》의 실제 촬영지를 찍은 것이 아니라 몽골의 지형을 보여주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 English Summary

Katsuo Fukuzawa, the TBS director behind Japanese hits "Hanzawa Naoki" and "VIVANT," trended in Japan on September 16, 2026 after a weekly magazine reported that he shoved an assistant director during a December 2025 rehearsal at TBS Midoriyama Studio, causing a fracture that took about a month to heal. TBS confirmed that its investigation found conduct amounting to power harassment and that a personnel measure was taken, reportedly a one-month suspension in early 2026. Fukuzawa nonetheless returned to direct the "VIVANT" sequel, which began airing on July 26, 2026. The case has revived debate about transparency and working conditions in Japanese TV production, six months after the Fuji TV third-party report criticised the industry's human rights rec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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