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의사 흉기 피습, 보안요원 2명이 있었지만 진료실은 뚫렸다
11월 4일 오후 4시 35분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50대 여성이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고, 이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로 바꿔 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번 세브란스병원 의사 흉기 피습에서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보안요원이 없었던 게 아니라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는 평소 보안요원 2명가량이 상시 근무했고 사건 당시에도 자리에 있었는데, 흉기는 진료실까지 들어갔습니다.
▲ 신촌 세브란스병원 전경 (2017년 촬영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4일 오후 진료실에서 있었던 일
확인된 사실부터 정리합니다. 사건은 11월 4일 수요일 오후 4시 35분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났습니다. 피해자는 이 과의 교수 1명이고, 한 매체는 얼굴과 손 등에 5cm 자상을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가해자인 50대 여성 A씨는 병원 관계자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넘겨졌습니다.
혐의는 두 번 바뀌었습니다. 현장에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됐지만, 경찰이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살인미수가 적용됐습니다. 구속영장 신청은 서대문경찰서가 5일에 했다고 보도됐습니다. 입원 여부와 회복 경과는 제가 확인한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병원에 가려는 것을 의사가 막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는 피의자 진술일 뿐입니다. 경찰은 A씨가 진료실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피해 의사와 과거에 진료 관계가 있었는지를 아직 조사하고 있습니다.
쇼핑백 속 부엌칼은 어떻게 통과했나
A씨는 집에서 쓰던 부엌칼을 쇼핑백에 담아 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쇼핑백을 든 환자나 보호자는 병원에서 흔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파이낸셜뉴스가 병원 안을 직접 확인한 내용이 이 부분을 설명해 줍니다. 신촌세브란스는 방문객이 많은데도 흉기 같은 위험물을 확인하는 별도 검색 절차를 두지 않았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원무·대기 공간도 방문 목적을 묻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공항이나 법원처럼 입구에서 가방을 열어 보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병원이 사건 뒤 내놓은 조치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보안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검색 절차를 도입한다는 내용은 제가 확인한 보도에는 없었습니다.
보안요원 2명이 있었는데도 뚫린 이유
병원 관계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 2021년 이전부터 보안요원이 상주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규정은 지키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의료법 시행규칙은 100병상 이상 병원에 보안 전담 인력 1명 이상과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비상경보장치를 두도록 하고, 정신의료기관에는 진료실 비상벨과 대피·방호시설까지 요구합니다.
문제는 사람 수가 아니라 배치 방식으로 보입니다. 보안요원이 진료실 안까지 지켜보기는 어렵습니다. 권준수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래진료실 전체를 보안요원 한 명이 맡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러다 보면 비상벨과 보안요원이 유명무실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확인에서는 같은 층 성형외과와 다른 층 일부 외래 구역에 진료실 앞 보안요원이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만 강화해서 될 일인지도 따져 볼 대목입니다.
임세원법 이후에도 반복된 진료실 피습
2018년 12월 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진료 중 환자의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이듬해 4월 이른바 임세원법이 도입돼 의료인에게 상해를 입히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병원에는 비상경보장치와 보안 인력 배치 의무가 생겼습니다.
그 뒤에도 비슷한 일이 이어졌습니다. 2020년에는 부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의사가 환자의 흉기에 숨졌고, 2022년에는 경기 용인의 종합병원에서 환자 가족이 응급의학과 의사의 뒷목을 찔러 중상을 입혔습니다. 시대일보는 2024년 강남역 인근 병원 원장 피습도 함께 꼽았습니다. 처벌을 무겁게 하고 장치를 의무화한 뒤에도 진료실이 안전해지지 않았다는 근거로 의료계가 드는 사례들입니다.
숫자로 본 병원 폭력과 보안 인력
경찰청 범죄통계에서 의료기관 폭력 범죄는 2023년 1,793건, 2024년 1,773건, 2025년 1,760건이었습니다. 3년 합계는 5,326건이고, 같은 기간 살인과 살인미수가 55건 포함됩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매일 5건가량이 병원에서 일어난 셈입니다. 3년 사이 줄어든 건수는 33건에 그칩니다.
보안 인력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 자료(8월 말 기준)에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986곳에 보안 인력 3,319명이 있어 기관당 평균 3.4명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618명, 18.6%가 상급종합병원 47곳에 몰려 있습니다. 47곳은 전체 병원급 이상 기관의 4.8%입니다. 평균 3.4명이라는 숫자는 큰 병원 몇 곳이 끌어올린 값이라는 얘기입니다.
현장 응답도 있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사에서 보건의료노동자 4만983명 가운데 4,752명, 11.6%가 최근 1년 사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것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에서 2018년 교수 피살 이후에도 피해가 반복된다며 보안 인력, 비상 신고체계, 경찰 연계 시스템 같은 안전 인프라를 정부와 국회가 갖춰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처벌 강화 범위를 진료가 이뤄지는 모든 공간으로 넓히라고 했고, 대한병원협회는 법과 제도가 있어도 진료 현장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담보하지 못한다며 병원 보안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방향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처벌입니다. 권준수 교수는 의료인 폭행을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출입 단계 차단입니다. 루카스병원 구자현 부원장은 진료실 안의 돌발 공격은 보안요원만으로 막기 어렵다며 법원처럼 검색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말했습니다. 처벌은 사건 뒤에 작동하고 검색대는 사건 앞에서 작동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환자 접근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은 있겠지만, 이번 보도에서 그 논의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브란스병원 흉기 피습 가해자는 누구인가요?
50대 여성 A씨로만 보도됐고,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피해 의사와의 진료 관계는 조사 중입니다.
Q. 임세원법은 어떤 법인가요?
2018년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사망 뒤 2019년 4월 도입된 의료법 개정안입니다. 의료인에게 상해를 입히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병원에 비상경보장치와 보안 인력을 두게 했습니다.
Q. 병원에 들어갈 때 가방 검사를 하나요?
신촌세브란스는 위험물을 확인하는 별도 검색 절차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병원들의 검색 현황은 제가 찾은 자료에는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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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서 가장 먼저 확인될 것은 A씨가 진료실 문 앞까지 어떻게 갔는지입니다. 그 경로가 대기 공간의 출입 문제였는지 진료 예약 구조의 문제였는지에 따라, 보안 논의가 향할 곳이 달라질 것입니다.
English Summary
On the afternoon of November 4, 2026, a woman in her 50s stabbed a psychiatrist in a consulting room at Severance Hospital in Sinchon, Seoul. She was arrested on the spot, first booked for aggravated injury, and police later sought an arrest warrant on attempted murder charges. Two security guards were on duty in the psychiatry outpatient area, yet the hospital had no screening for dangerous items. Korea's 2019 law named after Dr. Lim Se-won, who was killed by a patient in 2018, has not stopped such attacks. Police data show about 1,760 violent crimes in medical facilities in 2025, and medical groups are now asking for stronger security infrastructure and tougher penal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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