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타트루타이드, 밀라노 학회서 3상 결과 공개…최대 20.8% 체중 감량, 무엇이 달라졌나
2026.10.01 | 미국 | 건강
미국 구글 트렌드의 건강 카테고리에서 "retatrutide(레타트루타이드)"가 급상승 검색어로 올라왔습니다. 검색량은 1만 건 이상이고 2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직 어떤 나라에서도 허가받지 않은 약인데 왜 갑자기 검색이 몰렸을까요? 이유는 2026년 9월 3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학술대회에서 이 약의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가 무엇인지, 이번에 어떤 데이터가 나왔는지,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어떤 약인가
레타트루타이드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개발 중인 비만·당뇨 치료 후보 물질입니다. 주 1회 주사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가장 큰 특징은 세 가지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입니다. 식욕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GLP-1, 인슐린 분비와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GIP, 그리고 에너지 소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글루카곤 수용체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 약을 '트리플 아고니스트(삼중 작용제)'라고 부르고, 릴리는 내부적으로 '트리플-G'라는 별칭도 씁니다.
기존 약과 비교하면 위치가 더 분명해집니다.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오젬픽)는 GLP-1 한 가지만,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젭바운드)는 GLP-1과 GIP 두 가지를 자극합니다. 여기에 글루카곤 경로를 더한 것이 레타트루타이드입니다. 글루카곤은 원래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이지만, 간과 지방 조직에서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이 이 약의 출발점이었습니다.
▲ 릴리의 GLP-1·GIP 이중 작용 주사제 마운자로 퀵펜(티르제파타이드 5mg) (2025년 촬영 · 참고 이미지 · ⓒ Raimond Spekking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 사진은 레타트루타이드가 아니라, 같은 회사의 이중 작용 약 마운자로의 주사 펜입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아직 시판 전이라 일반에 공개된 제품 사진이 없기 때문에, 형태가 비슷한 계열 약을 참고용으로 실었습니다. 독자분들께서 혼동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왜 지금 검색이 급증했나: EASD 2026과 TRIUMPH-2
유럽당뇨병학회(EASD) 제62회 연례 학술대회는 2026년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밀라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레타트루타이드 관련 발표는 현지 시각 9월 30일 수요일 오전 8시 30분, 미국 동부 기준으로는 새벽 2시 30분에 진행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TRIUMPH-2 시험의 상세 결과로, 비만 또는 과체중이면서 2형 당뇨병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80주 동안 진행됐습니다.
보도된 핵심 수치는 최대 20.8%의 체중 감소입니다. 무게로 환산하면 최대 약 49.6파운드(약 22.5kg)에 해당합니다. 당화혈색소(A1C)는 최대 1.6%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앞서 릴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80주 시점에서 12mg 투여군은 20.8%, 9mg은 19.1%, 4mg은 12.7% 감소했고, 위약군은 약 4%였습니다. 용량이 올라갈수록 효과가 커지는 전형적인 용량 반응 양상입니다.
같은 학회에서는 마운자로의 심혈관 안전성 시험(SURPASS-CVOT) 결과와, 위고비 알약으로 갈아탔을 때 3개월 체중 변화를 본 OCTANE 연구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라, 비만·당뇨 치료제 전반에 관한 관심이 한꺼번에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 핵심 숫자
TRIUMPH-2(당뇨 동반 비만) 80주: 12mg 20.8% · 9mg 19.1% · 4mg 12.7% 감소, 위약 약 4%. 당화혈색소 최대 1.6%포인트 감소.
TRIUMPH-1: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에서는 더 강력했다
이번 발표보다 앞서 공개된 TRIUMPH-1 시험은 당뇨병이 없는 비만·과체중 성인 2,339명이 대상이었습니다. 결과는 더 놀라웠습니다. 80주 시점에 4mg은 19.0%, 9mg은 25.9%, 12mg은 28.3%의 평균 체중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위약군은 2.2%에 그쳤습니다.
기저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532명은 연장 관찰에 들어갔는데, 12mg 투여군은 104주 시점에 평균 30.3%(약 85.0파운드) 감소했습니다. 12mg 투여군의 45.3%가 체중의 30% 이상을 줄였고, 65.3%는 BMI가 30 아래로 내려갔으며, 허리둘레는 평균 24.1cm 줄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압, 염증 지표도 함께 개선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체중 감량 폭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나온 주사형 비만 치료제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세 번째 시험인 TRIUMPH-3은 심혈관질환이 있는 중증 비만 환자가 대상이었고, 80주 시점 12mg 투여군에서 22.6%, 9mg에서 21.6%가 줄었으며 위약은 3.2%였습니다. 심근경색이나 사망 같은 주요 심혈관 사건은 레타트루타이드 투여군에서 더 적게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보도됐습니다.
▲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일라이 릴리 본사 단지와 옥상의 릴리 로고 (2011년 촬영 · ⓒ Paul Sablema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부작용과 중단율은 어땠나
효과가 큰 만큼 이상반응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TRIUMPH-1에서 12mg 투여군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관 증상이었습니다. 메스꺼움 42.4%, 설사 32.0%, 변비 26.1%, 구토 25.3%로 보고됐습니다. 이상반응 때문에 투약을 중단한 비율은 4mg에서 4.1%, 9mg에서 6.9%, 12mg에서 11.3%로 용량에 따라 뚜렷하게 올라갔습니다.
이 수치는 이런 계열 약이 겪는 전형적인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용량을 높이면 효과는 커지지만 위장관 불편감도 함께 커지고, 결국 일부 환자는 끝까지 복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소량에서 시작해 서서히 올리는 방식이 쓰이게 되는데, 레타트루타이드 역시 같은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는 임상시험 결과일 뿐이며, 개인별 반응과 안전성은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 주의
레타트루타이드는 아직 미국 FDA를 포함해 어느 나라에서도 승인되지 않았고, 임상시험 참가자만 접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출처와 성분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번 학회 관련 보도에는 온라인으로 구한 레타트루타이드를 사용한 뒤 심한 구토와 신장 손상을 보인 사례 보고가 언급됐는데, 동시에 감염이 있어 인과관계는 불분명하다고 소개됐습니다.
언제쯤 시판될 수 있을까
바이오스페이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릴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하는 시점을 2027년 1분기로 잡고 있습니다. 당초 2026년 말로 예상됐던 일정이 다소 늦춰진 것입니다. 신청 이후 심사에는 통상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처방이 가능해지려면 빨라도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언론 보도에 근거한 전망이며 회사의 공식 일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가 마운자로, 젭바운드, 그리고 파운데이요(Foundayo)에 이은 릴리의 네 번째 심혈관·대사 치료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연간 매출 규모가 2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만큼 노보 노디스크와의 비만 치료제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 일라이 릴리 인디애나폴리스 단지의 44번 건물 출입구 (2011년 촬영 · ⓒ Paul Sablema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독자가 알아둘 점
첫째, 체중 감량 수치는 평균값입니다. 같은 용량을 써도 사람마다 반응은 크게 다릅니다. 둘째, 80주 또는 104주 시험 결과이므로 그 이후 장기 안전성은 앞으로 더 확인돼야 합니다. 셋째, 약을 끊은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계열 약에서도 반복적으로 보고돼 온 이슈입니다. 넷째, 비만과 당뇨 치료의 기본은 식사, 운동, 수면 관리이며 약은 이를 보완하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국내에서도 이 계열 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 관련 검색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다만 승인되지 않은 약을 해외 직구나 온라인 판매처에서 구하는 것은 품질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위험합니다. 체중이나 혈당 문제로 약물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와 기사를 정리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 사진 안내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개 자료이며, 캡션에 촬영 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기사에서 다루는 2026년 9월 시점에 촬영된 현장 사진이 아니며, 첫 번째 사진은 레타트루타이드가 아닌 같은 회사의 마운자로 참고 이미지입니다. 사진 속 시설이나 제품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Retatrutide, Eli Lilly's investigational once-weekly triple agonist targeting GIP, GLP-1 and glucagon receptors, surged in US searches after detailed Phase 3 TRIUMPH-2 data were presented at EASD 2026 in Milan on September 30. In adults with obesity and type 2 diabetes, the 12 mg dose produced up to 20.8% weight loss over 80 weeks and cut A1C by up to 1.6 percentage points. In TRIUMPH-1, people without diabetes lost up to 28.3% at 80 weeks, with gastrointestinal side effects the most common issue. The drug is not approved anywhere, and Lilly reportedly plans to file with the FDA in the first quarter of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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